삼전 호실적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 지속
글로벌 자금 韓증시보다 대만 증시 선호
中메모리 기술 추격에 반도체 투심 위축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효과를 누리기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가장 큰 요인으론 거센 외국인 매도세가 꼽힌다. 기록적인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외국인 자금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한국보다 대만 증시에 더 높은 투자 매력을 부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라 국내 증시를 떠받칠 수급 주체도 사라지면서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이 절실한 실정이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에 돌입하기 이전 수준이다.
연초 이후 국내증시에서 지속적 투매를 이어가는 외인이 다시 한번 코스피 하락을 견인하면서 코스피 상대강도지수(RSI, 14일 기준)도 ‘과매도 기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 RSI는 최근 주가의 상승폭과 하락폭을 비교해 매수·매도 압력의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지표가 36.4까지 하락한 것은 7월 말 코스피 급락을 제외하면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올들어 계속된 코스피 외인 이탈은 더 이상 고금리나 고유가 등 거시경제 지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5월과 6월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40조원 이상을 팔아치웠지만 7월과 8월 10조원 안팎 순매도세가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순매도 규모가 20조원대로 다시금 확대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만 증시의 상대적 강세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추격까지 더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매력도를 증명해야 하는 한국 증시와 반도체 기업의 상황이 한층 혹독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의 선호도가 한국이 아닌 대만 증시로 향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9월 펀드매니저 설문에서 대만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고 답한 비율은 약 40%로, 한국(25%)을 크게 웃돌았다. 3분기 성적표만 놓고 봐도 대만 가권지수(TAIEX)는 코스피보다 약 23%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 폭에서도 대만이 한국을 앞섰다. 이는 202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반도체의 투자심리를 수시로 위축시키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추격도 부담이다. CXMT는 메모리 셀 면적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D램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메모리 제품을 연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전날 밝혔다. 실제 양산과 고객사 인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업체가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국내외 투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이 한국 대신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한국 반도체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향후 이익 성장 기대가 다른 시장에 비해 약화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안팎의 혹독한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외인 복귀를 섣불리 점쳐보겠다는 접근은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외인 복귀 시점을 예측해서 투자하겠다는 자세보다 실제적인 매도세 둔화를 확인하며 움직여야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주주환원 외에 기대할 수급 주체가 없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코스피 부양을 위해서는 추가 자사주 매입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수급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주주환원과 외국인뿐”이라며 “반도체 대형주뿐 아니라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낙폭이 확산되는 국면에서 순환매조차 부재하다면 저가 매수라도 유입되는 반도체 중심의 코어(Core)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나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으로 연내 자사주 매입이 언급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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