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이해도 떨어지는 곳 많고 ‘내 기업’ 인식 강화 “규정 있는 것만”
공시 기본 정보부터 건전화 필요 실적 제시-수정 등 투자자와 소통 넓혀야 개인투자자들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상장(등록)기업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공시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부터 시작해, 정기적으로 회사 경영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는 자발적인 기업설명회(IR)활동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스몰캡 가운데 최근 3년간 IR을 가진 곳은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하는 곳만 하는 ‘기업설명회’=8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스몰캡(시가총액 1조원 미만 상장사) 중 지난해 IR을 시행한 업체의 비율은 11.70%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8.30%)과 2015년(9.70%)에 이어 지난해에도 스몰캡 10군데 중 9군데가 설명회를 갖지 않았다. 특정기업만 연 4~8회 설명회를 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선 “IR은 하는 기업만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선 스몰캡 기업 대표들의 ‘오너 마인드’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IR 유치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스몰캡 기업들엔 오너이자 엔지니어인 최고경영자(CEO)가많은데, 일반적으로 재무 이해가 떨어지는 데다 ‘내 기업’이라는 생각이 강해 ‘규정에 있는 것만 하면 되지. 뭘 더 하느냐’는 인식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몰캡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 IR을 해봤자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CEO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IR대회에서 우수상 경력이 있는 한 업체 관계자조차 “평소 아무리 IR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최근처럼 주가가 시황에 따라 급락하면, 하루에도 수십통씩 막무가내로 전화가 와서 회사 내부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경영진의 인식 부족은 IR 부서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나타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IR담당 평균 직원수는 1.86명으로, 유가증권시장 IR 담당직원 수 3.46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연간 배정 예산(인건비 제외) 역시 코스닥 상장사는 평균 8407만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예산(1억9926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국재무학회의 설문 조사(2014년 기준)에선 IR 담당자들이 ‘인원대비 과중한 업무 부담’(51%), ‘부족한 예산’(37%)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CEO 인식 변화는 공시에서부터…‘실적 가이던스’ 활성화해야=업계에선 CEO의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IR 풍토를 바꿀 것을 주문한다.
이호철 한국IR협의회 회장은 “IR은 기업 안팎의 구성원들이 주주라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당장 IR 인력과 예산 투자에 제약이 있다면, 공시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건전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년간 중소형주 시장은 불성실 공시나 공시번복, 늑장 공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불성실 공시(72건)는 전년(53건)보다 35.84% 증가하기도 했다. 투자정보 페이지를 별도 제작(연우)하거나, 기관투자자 대상의 기업설명회를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제공(슈피겐코리아)하는 활동이 시장에선 우수 사례로 거론되지만, 여력이 안 될 경우 공시부터 투명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가이던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현석 서울IR 대표는 “해외 IR과 우리나라 IR의 가장 큰 차이는 실적 가이던스 제공 수준”이라며 “미국의 선진 IR 시장은 실적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바로 수정하면서 투자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Russell) 2000 상장사의 실적 가이던스 제공 비율은 60%대(2011~2013년)를 유지한 반면,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에서 영업손익이나 매출 전망을 공시한 비율은 최근 3년(2014~2016년) 평균 5.47%이다. 이종승 IR큐더스 대표는 “기업은 결국 개인투자자에게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본시장의 구성원이 돼야 한다”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 기업 스스로도 가이던스 준수를 위해 사업계획을 치밀히 준비하고, 경쟁력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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