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박세정 기자]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을 놓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맞붙었다.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재원 마련이나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 등 세부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 한 소비자 후생이라는 거시적인 경제적인 효과보다는 ’표(標)퓰리즘’에 치우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하는지, 정책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검증을 했는지부터 궁금하다”고 했다.
문 후보의 통신비 인하 공약 중에서는 우선 ▷기본료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도입이 눈에 띈다. 안 후보의 통신비 공약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10만 공공와이파이 구축▷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도입 ▷알뜰폰 활성화 등이 주요 공약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문 후보가 발표한 기본료 폐지 정책은 정보기술(IT)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은 통신요금이 사업자가 인가받거나 신고하는 대상으로 정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근거한다. 실제로 정부가 (통신요금의 인하나 인상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또 현행 통신 요금 체계에서 기본료가 명시된 표준요금제가 전체 요금의 5% 내외로 대다수 이용자들은 데이터 중심의 정액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설사 기본료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혜자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최근 2G, 3G를 지나 LTE로 넘어오면서 해외에서도 기본료가 포함돼 있는 요금제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최근(201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호주 등 10개국의 1위 통신사업자들은 기본료 항목을 갖고 있는 요금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단말기 상한제 조기 폐지 공약도 상한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은 ‘성급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한제 일몰에 따른 출고가 인상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측이 검토하고 있는 통신비 인하 공약 중에서는 전국에 10만 공공 와이파이 구축을 통한 데이터 요금 경감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10만 공공와이파이 구축은 전국 대도시는 물론 읍면동에 10만개의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해 데이터 요금 무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요 재원이나 구축 기간을 둘러싸고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구축한 공공 와이파이가 1만3000여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로 10만개를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그 이상이 될 거라는 계산이다.
구축에 들어가는 예산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히 현실성은 있는 정책“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통신의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품질 보장이 실효성이 있는 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공와이파이가 많아지면 LTE를 적게 쓰게되고 그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정부 자금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자들이 부담할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에 대해서는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며 도입에 반대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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