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충격시 엑소더스 우려 잔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지면서 금융시장의 외국인 엑소더스 등 실물시장에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무려 10조원 늘어 올들어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359조7000억원으로, 여기에 4월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액 7조2000억원과 5월 10조원을 더하면 1400조원에 육박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으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이는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현재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각각 1%포인트와 3%포인트 상승할 경우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38.7%에서 각각 40.4%, 43.9%로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계가구의 경우 DSR이 127.3%에서 각각 130.6%와 134.0%로 오르고, 고위험가구는 200.5%에서 각각 211.6%와 223.3%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해 이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하면서 실물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번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의 상단이 같아졌고, 하반기에는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2005년 8월∼2007년 8월)엔 국내 증권시장에서 모두 19조7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만, 최근에는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과거에 비해 상승한데다 국가신용등급을 감안할 때 국내 시중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외국인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을 2조1000억원 어치 순매수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바이코리아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 주식 자금은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약 85억달러가 들어왔다고 집계했다. 최근 4주간만 봐도 12억4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소 신중해질 수 있지만, 금리 외에도 기업 실적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것이므로 방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우리나라 경기, 신용도, 외환건전성 등이 좋아서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한은의 긴축 신호를 시장에서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외충격이 발생하거나,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경우 자본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면 높은 수익을 좇아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거나 해외투자를 위한 내국인 자금유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외환시장 내에서 장래 환율에 대한 기대의 쏠림 현상으로 큰 폭의 원화 절하 기대가 높아질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효과가 누적되면 자본유출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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