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이후 무사고 ILM공법 평택국제대교 붕괴 원인 의혹 2차선 건설하다 4차선 첫 적용 전문가 “위험대비 소홀 가능성” 높은 아파트 품질로 유명한 D사가 시공을 맡은 ‘평택 국제대교’(평택호 횡단도로 건설공사) 붕괴 원인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적용된 공법이 30년간 단 한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신왕리와 팽성읍 본정리를 잇는 국제대교(1.3㎞) 건설 현장에서 230m의 상판 4개와 상판을 받치는 교각 하나가 무너져 내려 발생했다. D사는 교각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레일을 깐 뒤 여러 조각의 상판을 순차적으로 올려 밀어내는 방식의 연속압출(ILMㆍIncremental Launching Method) 공법으로 국제대교를 짓고 있었다. 총 35개의 상판을 올려야 완성되는데, 14개째를 올린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ILM공법을 이용한 국내 첫 사고라는 점이다. ILM공법은 1983년 호남고속도로 금곡천교에서 최초로 적용된 이후 여러 차례 쓰였으나 한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효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장(연세대 교수)도 “30년 이상 사용된 공법으로, 국내 사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고가 나지 말아야 할 곳에서 사고가 났다”고 탄식했다.
전문가들은 ILM공법을 왕복 4차선(너비 27.2m)에 최초로 적용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공법은 기존에는 주로 2차선씩 건설하는 데 쓰였으나, 국제대교에서는 폭을 두 배로 넓히는 시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ILM공법은 경간(교각 간 거리)이 길어지면 콘크리트 자중(자체 중량)이 증가하고 압출 노즈의 길이가 길어져 설계상의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폭우 속 무리한 작업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붕괴된 상판은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설치가 이뤄졌는데 이 기간 줄곧 비가 내렸다. 이 경우 콘크리트 양생(말리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LM 공법은 보온장비가 설치된 실내 상판 제작장이 별도로 있어 외부 기후조건에 무관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습한 날씨가 계속 이어졌을 경우 공사 진행 속도를 내기 위해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에 못미친 상태에서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공정 업무 관행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국내 건설 현장에서 숙련된 고급 인력이 많이 빠져나간 것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정부에서는 공사비를 계속 깎고 있고, 건설 현장 사고에 대해 처벌 위주로만 접근해 건설노동자들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라며 “현장에 미숙련 노동자만 가득해 이번 사고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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