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78% 늘어…4년만에 최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해 시행된 각종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꺾일 줄 몰랐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주요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전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까지 발표된 은행권 2017년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4대(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68조475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78%(9조7850억원) 늘어난 것으로, 연간 증가율은 2016년(8.15%)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은 2013년(2.1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10.99%, 2015년 13.59%, 2016년 8.15% 등 최근 3년 간 고공행진하다가 지난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다른 대출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의 둔화세가 더욱 확실해진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4.82%, 중소기업 대출은 9.47%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중소ㆍ벤처기업의 육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대기업(-6.77%)과 달리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6ㆍ19 부동산 대책, 8ㆍ2 대책,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주택담보대출을 묶기 위한 각종 규제책을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구에서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40%로 대폭 강화되면서 가계가 빌릴 수 있는 한도 자체가 줄었고, 은행들의 대출심사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올해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말에는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신 DTI가 시행됐다. 신 DTI 시행 전에 미리 돈을 빌리려는 대출자들로 인해 지난 연말에 선(先)수요가 발생한 만큼 당분간 관망세가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의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0으로 전 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 DTI 시행으로 한도 자체가 축소된데다 당국의 당부도 있어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적절히 관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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