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區예수금 유치성적 보니 우리銀 3조원대 압도적 ‘선두’ 신한銀 5곳, 7530억원 그쳐
시금고 유치 출혈경쟁 후폭풍 수익 확보 어려워 ‘속빈 강정’
올해 시중은행 지방자치단체 영업의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와 서울 25개 자치구의 금고 선정이 마무리된 뒤에도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3000억원에 이르는 출연금을 제시하며 서울시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이 구금고를 5곳 가져오는 데 그치면서 우려가 커졌다. 치열한 출혈경쟁을 벌인 만큼 수익이 뒤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문에서다.
5일 헤럴드경제가 금고 선정 관련 각 구청의 제안요청서(RFP)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25개구 금고 예수금 평잔(평균잔액)은 4조920억원이다.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서울시금고(1금고)를 웃돌았다.
지자체 금고에선 수시로 세입ㆍ세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 수익에는 예산 자체보다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예수금 평잔이 더 중요하다. 즉, 은행 입장에선 예산이 34조원인 서울시금고보다 16조원인 구금고가 더욱 큰 ‘먹거리’였다는 뜻이다.
은행별로 확보한 구금고의 예수금 평잔 현황을 보면 우리은행이 유치한 18개구 1금고와 강남ㆍ서초 2금고의 예수금 총합은 3조97억원으로 전체의 73.6%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강남ㆍ서초의 경우, 2금고의 예수금이 4718억원으로 신한은행이 가져간 1금고(4224억원)보다 많다. 서대문구도 예산은 4397억원으로 용산구(4412억원)보다 적지만, 예수금은 1558억원으로 868억원인 용산을 크게 앞선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서울시 1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주는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속을 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이 구금고 유치에 전행 역량을 ‘올인’하며 관리 전문인력 지속에 따른 편의성, 전산 시스템 안정성 등을 부각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5개구에서 7530억원의 예수금을 유치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가운데 용산구는 원래 운영권을 보유했던 곳이고, 신규 유치는 강북ㆍ성동ㆍ강남ㆍ서초 4곳이다. 신한은행이 구금고 유치까지 염두에 두고 서울시 금고 출연금으로 3000억원의 거액을 써냈다는 관측에 못 미치는 성과다.
여기에 입찰 후반에 경쟁에 뛰어든 KB국민은행까지도 광진ㆍ노원구에서 3293억원의 예수금을 확보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연말까지 개발해야 하는 시금고 운영 전산시스템에 3개 은행을 연계해야 하는 부담을 더하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지자체 금고 입찰에 제시하는 출연금과 금리는 실질적 수익원인 예수금 규모를 기반으로 산정한다”면서 “실제 유치한 예수금에 비해 출연금이 많을 경우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소비자에게 전가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시금고 수성 실패로 어두워졌던 분위기가 구금고 입찰전의 예상 밖 성과로 다시 크게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태승 행장은 구금고 운영권 유치에서 ‘뒷심’을 발휘하는 데 기여한 관련 지점장들을 조만간 만나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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