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2100명...전년비 300명↑ 특별금에 학자금 등 복지까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수도권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A 씨. 1964년생인 그는 지난해 마지막 날 회사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퇴직에 관한 안내’라는 제목 아래엔 신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이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금피크 진입, 영업으로 직무 전환, 희망퇴직 등 3가지 ‘옵션’도 제시됐다. A 씨는 “연말연초 회사 사정을 지켜본 끝에 희망퇴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몸집(종업원 1만7000여명)이 가장 큰 국민은행이 이날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노사가 지난 10일 합의한 올해 희망퇴직 계획에는 ▷66년 이전 출생인 부점장급 ▷65년 이전 출생인 팀장ㆍ팀원급 등 2100여명이 대상이다. 지난해(1800여명)보다 늘었다.

은행은 ‘역대급 조건’을 내걸어 희망퇴직자 늘리기에 나섰다. 우선 나이와 직위에 따라 21~39개월치의 기본급을 특별퇴직금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임금피크 시점을 2~3년 앞둔 66년생 L4 직군 행원이 희망퇴직을 하면 39개월 적용을 받는다. 학자금 지원이나 재취업 지원, 직원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건강검진(2020년까지) 등도 제공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다 괜찮은 조건으로 대상자도 확대한 만큼 지난해 희망퇴직자(407명)보단 많을 것”이라며 “1000명 이상은 신청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14일 저녁께 정확한 희망퇴직자 규모를 파악한 뒤 17일께 PG장과 부점장 인사를 낼 계획이다.

국민은행에선 지난 2010년 10월 3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은행권 희망퇴직 인원으로는 가장 많은 숫자였다. 노사가 희망퇴직을 정례화한 2015년 이후론 해마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3000명 가까이 회사를 떠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파업 이후로 노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만들어지면서 예정보다 빨리 희망퇴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3일에도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이 줄곧 요구하고 있는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중단 ▷임금피크 진입 시기 일괄 1년 연장 ▷저임금 직군(L0) 경력 인정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막판 교섭이 불발된 만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