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어떻게 멸망할까’를 각기 다른 직업군에 물어보면 재미있는 답들이 돌아온다. 의사는 전염병의 창궐 때문이라 말하고, 군인은 3차 대전 때문이라 답하며, 천문학자는 혜성 충돌 때문이라 예측한다. 기후학자는 지구 온난화가 인류 멸종의 원인이 될 것이라 관측하고, 경제학자는 또 한 번의 대공황을, 프로그래머는 해킹으로 인한 전산망 마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그렇냐고? 아니다. 뼈가 담긴 유머들이다. 2021년 10월 대한민국 정치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아마도 상대 당 후보가 집권했을 때 닥쳐올 ‘지구 종말’급 멸망 시나리오들을 줄줄이 읊지 않을까. 소위 직업 편향이다. 종종 자신의 직업은 자신의 생각을 한정하는 틀이다.
다행히도 확언할 수 있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한국이 망할 가능성은 낮다. 근거는 한국의 저력이다. 한국은 70년 만에 전 세계 200개 가까운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원조받던 국가가 원조하는 국가’가 됐고,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대통령을 배출한 원인 때문인지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PI)는 전 세계 30위권으로 올라섰다.
한국엔 권력자가 부패했을 경우 분연히 일어나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혁명을 수행해낼 역량을 갖춘 국민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 음악 분야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거둬 문화 파워도 만만치 않다. 결과로 과정을 입증한 국가가 한국이다. 급속한 성장 탓에 이곳저곳 수선이 필요한 사회 분야들이 있으나, ‘막강 한국’은 객관적 사실이다.
다시 내년 대선 얘기. 2021년 10월 한국 국회는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으로 뜨겁다. 야권 정치인들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무너뜨릴 소재로 바라보고 있고, 여권 정치인들은 돈을 받은 인사들이 대부분 국민의힘 사람들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라 몰아붙인다. 고발사주 이슈에 대해 여권은 ‘초유의 국기문란 사태’라며 야권의 유력 후보를 몰아세우고, 야권은 ‘아직 드러난 실체가 불분명하다’ 되레 여권의 제보사주 의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것’이 상대 당 후보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렇게 흠 많은 상대 당 후보를 응원하는 국민은 좀처럼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직업 편향을 넘기 위해선 변인을 추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경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유지했다.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하향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액은 사상최고치(554억달러)를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오는 2025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4만달러에 진입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니 지나친 공포심도, 기대심도 내려놓는 것이 올바른 대선관전법이라 말하고 싶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게 된 1987년 이후 우리나라가 걸어온 길은 누가 집권하든 앞으로의 방향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hong@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