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갈등 상황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보다 회피하는 쪽을 택한다. 시간이 지나면 풀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저절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갈등의 자기 강화 속성 때문이다. 오히려 증폭되고 굳어지게 된다. 또한 갈등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부정적 감정에 마음이 편치 않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컬럼비아대 협력 및 갈등해결 국제센터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제니퍼 골드먼 웨츨러는 ‘패턴파괴’(흐름출판)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창조적 해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갈등의 원인에는 감정이나 뿌리 깊은 가치가 뒤섞인 경우가 많아 갈등 고리를 깨는 게 쉽지 않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논리적 해법은 그닥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에 내재한 감정적 요소나 무의식에서 비롯된 부분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상상력을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 관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무엇을 맛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싶은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그 날을 미리 경험하는 듯한 기분이 들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무엇보다 자신 안에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이해의 감정이 충분히 자리잡도록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행동 단계에선 상대방의 감정 상태와 그에 따른 나의 반응 패턴 등 갈등 습관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런 뒤 이전과 다른 새로운 행동으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갈등해소법을 ‘최적의 결과 기법’으로 부르는데, 비용이 가장 낮고 편익은 가장 크다는 얘기다.

비난을 일삼는 상사를 피해 다니는 대신 감정을 직시, 문제해결에 나선 사례, 가족간의 갈등으로 서로 멀어진 이들과 함께 요리하기, 첨예한 인종문제를 가라앉힌 오바마 대통령의 신의 한수인 백악관 초청 맥주회담 등 책에는 직장과 가정 등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사례들이 들어 있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패턴 파괴/제니퍼 골드먼 웨츨러 지음, 김현정 옮김/흐름출판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