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시간 오면 답 찾을까
110대 국정과제 발표하며 ‘좋은 모델’ 자평
정치권, 뚜렷한 성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집무실 이전·검수완박 등이 이슈 집어삼켜
정부조직 개편도 중단, 정부출범 후로 미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막을 내린다. 지난 3월 18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지 50일 만이다.
인수위는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 발표를 끝으로 업무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번 인수위 활동에 대해 “다방면에 걸쳐 필요한 정책 분야를 부처 업무보고와 전문가 회의, 현장 방문, 국민 제안을 바탕으로 검토해 만들었다”며 “역대 인수위 사상 처음일 것이고 다음 정부 인수위에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번 인수위가 역대 인수위와 비교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갈등, 신·구 권력 간 충돌 등이 이슈를 집어삼킨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내각 인선을 두고 엇박자를 보이면서 인수위 활동에 힘이 빠진 측면도 있다.
관심을 모았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이 중단된 것도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인수위는 출범 직후 정부조직 개편 태스크포스(TF)를 띄워 윤 당선인의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해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 과학기술부총리 신설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미뤄질 경우 임기 초 국정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조직 개편을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뤘다.
여기에 국정과제 선정에서도 ‘디테일’한 단기 정책과제에 무게를 두다 보니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만한 굵직한 어젠다를 제시하진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뒤집기, 그중에서도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행령 개선 사안에 집중하다 보니 윤석열 정부만의 정책 청사진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강조해온 ‘작은 대통령실’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주요 공약에 대해선 후퇴 논란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일단 전날까지 발표된 대통령실 인선을 보면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밝혔던 ‘대통령실 인원 30% 감축’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되는 비서실 전체 규모는 최소 260명 수준으로 이전 청와대보다는 줄어든 규모지만 ‘슬림화’를 강조해온 당초 취지는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정책실장을 없애는 대신 신설하겠다고 밝힌 ‘민관합동위원회’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대통령실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또한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을 들였던 여가부 폐지, 병사 월급 인상은 물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손실보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상당수 공약이 구체화되지 않거나 단계적 추진 혹은 검토로 선회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일부는 국정과제에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 최대 민생 현안으로 지목했던 부동산 분야에서도 큰 줄기의 정책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빠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인수위 측은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확충을 콕 집어 정부 출범 후 이행방안과 후속절차를 소개하기도 했다. 여가부 기능 검토를 본격화하고 병사 봉급은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GTX와 관련해선 즉각 연구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예산 전문가들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 핵심적으로 참여해 실현 가능성을 충실히 점검했다”며 “정부 출범 후 국정과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꼭 실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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