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등 후보국, EU 가까지 수십년 걸려” 한계 지적

“‘러 위협’ 舊소련 민주주의 국가에 유럽 내 자리 제공 긴급”

EU 집행위원장 “6월 중 우크라 EU 가입 절차 본격 개시”

獨 숄츠·佛 마크롱, 러에 휴전 촉구…“강요된 평화 제시 말아야”

EU 상임의장, 러軍 포격 오데사 전격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색 조명으로 물들여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를 향해 긴장 고조 행위 금지와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했고,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진전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으로 가득한 ‘강요된 평화(dictated peace)’를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색 조명으로 물들여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를 향해 긴장 고조 행위 금지와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했고,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진전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으로 가득한 ‘강요된 평화(dictated peace)’를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유럽연합(EU) 공동체의 일원으로 최대한 빨리 편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EU와 별도로 새로운 정치 공동체를 창설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몰도바와 조지아 등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내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유럽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간) AFP·dpa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후보국이 EU에 가입하는 데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유럽 내 민주주의 국가 간에 더 광범위한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새 조직의 이름은 ‘유럽 정치 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다. 길고 지루한 가입 협상 과정 없이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공유하는 유럽 국가들이라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는 협의체를 출범시키자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 위협에 시달리는) 몰도바와 조지아 등 EU 가입 희망국들에게 유럽 안에 자리를 제공하는 게 긴급한 상황”이라며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EU 공동체에서 떠난 영국도 새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 달부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가 본격 개시될 것이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에 뒤따른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오늘 유럽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을 향한 길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며 “EU 집행위원회는 6월 중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 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나흘 만인 지난 2월 28일 EU 가입 신청을 했다. 다음 달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확보한다면 보통 몇 년이 걸리는 과정을 3개월여 만에 통과하는 셈이다.

다만,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까다로운 협상을 거쳐야 한다.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상황 속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 처리 과정에 불만인 회원국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크라이나가 언제 유럽 공동체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유럽 공동체의 확장에 예민하게 반응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같은 날 EU를 이끄는 양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베를린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기색 조명을 비춘 브란덴부르크 문을 배경으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긴장 고조 행위 금지와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진전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으로 가득한 ‘강요된 평화(dictated peace)’를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깜짝 방문,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와 회담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회담 도중 러시아군의 공습 때문에 방공호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의 자유정신과 민주주의를 말살하길 원하고 있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국가가 되도록 EU가 도울 것”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