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업계에 큰 위기

전기차 시대 전환 속도 조절 필요

강력한 환경 규제 효과 충분치 않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유럽자동차협회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례협의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유럽자동차협회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례협의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한국과 유럽의 자동차 협회가 모여- 전기차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 이들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자동차협회(ACEA)와 정례협의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정만기 KAMA 회장과 국제통상, 산업분석 담당이 참가했고, ACEA에서는 에릭 마크 휘테마 사무총장을 비롯 국제통상, 온실가스 정책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공급 부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과 한국 내 자동차 판매는 올해 1분기 각각 12.3%, 12.8%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전기동력차 시장점유율이 EU는 37.6%, 한국은 20.1%를 기록하는 등 양국 모두 전동화가 빠르게 확대됐다.

양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자동차 산업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ACEA는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 뿐 아니라, 러시아산 소재·부품·에너지 등의 수입 중단 등으로 산업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KAMA는 “완성차 업체와 14개 부품업체들의 현지공장 중단과 그로 인한 자금애로 등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KAMA는 “중국은 세계 가공 리튬생산의 58%, 니켈생산의 35%를 차지하는 등 전기차 핵심 원자재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희토류의 35%, 소재부품의 88% 등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부품이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CEA측은 공감을 표하면서 “전기차 시대 공급망 관련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양측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특히 강력한 환경 규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ACEA는 “EU는 강력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규제 도입에 따른 효과는 충분하지 않다”며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등 특정 기술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EU 집행위는 2035년 내연기관 퇴출 수준의 기준 제시 등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나 충전소 확대, 합리적 에너지 세율 설정 등 인센티브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KAMA는 “한국의 경우 새로운 2030 NDC(온실가스감축목표) 발표에 따라 기존 연비, 온실가스 규제 강화가 필요하지만, 신정부의 합리성과 친기업 성향을 감안할 경우 규제는 오히려 합리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또 “연비, 온실가스 규제와 전기차 의무 판매제는 중복 규제로 두 규제 중 하나는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양측은 자동차 분야 전문인력 부족과 전기차 시대 부품업체의 준비 부족, 저조한 이익 실현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