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날’ 맞아 자화자찬

푸틴 “국민 단합 중요” 강조

붉은광장 공연엔 4만명 모여

헤르손 “본격적 러 도시”선언

러 참모본부 앞선 항의시위도

러시아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진행하는 갈라 콘서트에 참석해 대형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는 현장에 최소 4만2000여명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 날은 옛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연방의 주권 선언을 채택한 1990년 6월 12일을 기념한다. 1992년부터 공휴일이 됐다. 러시아인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응축된 역사적인 날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스]
러시아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진행하는 갈라 콘서트에 참석해 대형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는 현장에 최소 4만2000여명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 날은 옛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연방의 주권 선언을 채택한 1990년 6월 12일을 기념한다. 1992년부터 공휴일이 됐다. 러시아인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응축된 역사적인 날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는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자국이 강대국임을 증명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제국주의적 움직임을 보여 서방 등의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다.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로시아1 방송에 나와 “오늘은 특별하게 들리는 휴일”이라며 “우린 다시 한 번 멍에를 벗어던지고 우리 스스로가 강대국, 국가, 국민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날은 옛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의 주권 선언을 채택한 1990년 6월 12일을 기념한다. 이듬해엔 휴무일, 1992년엔 공휴일이 됐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 제국의 초대 황제 표트르1세가 만든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박물관을 거론, “박물관으로 가서 자녀들에게 우리나라의 진짜 역사를 보여줘라”라며 “그러면 이게 태곳적부터 우리의 땅을 지킨 우리 국민의 명예, 영광, 용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가 훈장 수여식 연설에서 단합을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진행한 국가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진행한 국가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그는 “오늘 우리는 조국, 사회, 국민이 단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잘 알고 있다”면서 “이 단합과 조국에 대한 헌신, 책임은 우리 조상이 물려준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백 년 된 전통, 도덕적 가치, 영적 기초가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그건 러시아의 천년 역사를 통해 태어나고 강화했으며 진실하고, 깊은 애국심을 가진 다국적 국민을 단합시킨다”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선 갈라 콘서트가 열려 최소 4만2000명이 모였고, 심각한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수중에 떨어진 우크라이나 도시도 러시아의 날을 기념했다. 남부도시 헤르손의 키릴 스트레모우소프 군민합동정부 부위원장은 “헤르손은 본격적인 러시아의 도시”라며 “러시아의 날 축하 행사가 이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요충지다. 러시아로 편입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 11일 이 지역 주민은 러시아 여권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말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 대상 러시아 여권 취득 간소화 법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산발적인 시위도 있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국영방송을 인용, 시위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 애도 화환을 놓고 ‘러시아의 마지막 날’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군 참모본부 앞에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다’라고 쓰인 깃발이 놓여져 있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날은 ‘러시아의 날’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이런 깃발을 설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군 참모본부 앞에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다’라고 쓰인 깃발이 놓여져 있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날은 ‘러시아의 날’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이런 깃발을 설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

아울러 로이터에 따르면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군 참모본부 밖엔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다’라고 적힌 깃발에 놓여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날과 관련해 낸 성명에서 “1990년 6월에 그랬던 것처럼 종종 큰 개인적 위험을 무릅쓰고 자유와 존엄을 추구하는 러시아 국민의 열망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