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주요대학에 10억 기부
기부 예정 기관들도 ‘난감’ 토로
전문가 “‘락업’ 기부는 도박과 같아”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WEMIX)’ 상장폐지 이후 앞서 발전기금 명목으로 위믹스를 기부 받았던 대학들 역시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위믹스로부터 가상화폐로 투자를 받은 대학의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연구 사업들을 진행은 하고 있지만 기부를 받아 그 규모를 더 키워보려던 것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서강대와 서울대, 고려대 등도 주요대학에 각각 10억원 상당의 위믹스를 기부하며 1년 동안 잠금을 설정해 내년부터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분야에 관심을 더 가져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들 대학 총장들은 기부받은 위믹스를 블록체인 관련 연구나 학술 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고려대와 기부 협약을 맺을 당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국내 최초로 암호화폐 위믹스를 대학에 기부함으로써 암호화폐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협약을 맺은 서강대의 경우 기부받은 10억원 상당의 위믹스를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산하 가상자산연구센터 설립, 가상자산 관련 백서 발간 사업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위믹스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면서 위믹스로 기부를 받은 이들 기관들의 계획도 틀어진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상화폐를 활용한 기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을 정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업계 자체가 초기 단계이다 보니 기부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등 사회적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에 도의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당초 위메이드가 락업(잠금) 상태의 가상화폐를 기부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는 즉각적인 활용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데, 시세 변동이 큰 암호화폐를 기부 받는 것은 기관 입장에선 ‘도박’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주요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10월 27일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달 24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닥사는 업비트에 제출된 위믹스 유통량 계획보다 실제 유통량이 많아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위메이드는 상장폐지를 결정한 거래소를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이를 기각했다. 다만 위믹스가 신뢰를 회복할 경우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거나, 국내 거래소 재상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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