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186만㎡ 부지에 총사업비 22억달러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12개 정부 부처가 이전…현지에서 꿈의 신도시로 일컬어
대우건설 2025년 새 프로젝트 첫삽 목표
[헤럴드경제(하노이)=김은희 기자] 베트남 하노이 시민의 안식처인 서호의 서쪽은 본디 논두렁 밭두렁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포화상태인 도심을 대신할 신도시를 짓겠다고 나선 건 어쩌면 무모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몇 번의 부침을 겪었고 그사이 12간지를 두 바퀴나 돌았다. 그러나 한 걸음씩 차근차근 밟아가다 보니 변화는 성큼 다가왔다. 그렇게 2023년 새해를 앞둔 지금 신도시의 한 축인 주거용지 개발사업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에서 조성 중인 한국형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의 얘기다.
지난달 22일 찾은 스타레이크시티 개발현장은 7년 전 마주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여전히 절반쯤은 잡초가 드문드문 자란 공터로 남아 있었지만 한두 곳을 빼고는 모두 제 주인을 찾아 저마다의 청사진을 품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이미 고급빌라와 아파트, 학교가 들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났고 북서쪽에는 이제 막 공사를 끝낸 삼성전자 R&D(연구개발)센터가 당당히 서 있었다. 아파트 꼭대기 층에 올라 여의도 3분의 2 크기의 부지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화려한 빌딩 숲과 중앙공원을 품은 거대한 정부청사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스타레이크시티는 하노이 시청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8㎞ 떨어진 서호 서쪽 일원 186만㎡ 부지에 조성되는 한국형 신도시로 대우건설이 개발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22억달러다. 대우건설은 부지 내 상업·업무용지와 학교 및 정부기관 용지, 빌라, 아파트, 주상복합을 개발·분양하고 있다. 하노이 중심의 노른자 땅에 들어서는 최첨단 주거·업무·행정 복합도시를 우리 건설사가 직접 짓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획부터 금융 조달, 시공, 분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융합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대우건설 THT법인 관계자는 “하노이는 서울의 5배 크기지만 외곽 대부분은 논밭으로 실질적인 도심이 굉장히 작아 현재 서남쪽으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스타레이크시티는 하노이 중심과 가까운 신도시로 입지가 좋은 데다 12개 정부 부처가 이전한다는 게 엄청난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스타레이크시티를 ‘꿈의 신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도 입지 덕이다.
스타레이크시티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당시 베트남 정부에 신도시 조성사업을 제안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은 지연됐고 2006년 투자허가 승인을 받으면서 본궤도에 오르나 싶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닥뜨리면서 또다시 미뤄졌다.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던 업체들은 모두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2012년 기공식으로 1단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첫 삽을 뜬 이후로도 부침은 계속됐다. 베트남 실물 경제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데다 외국 사업자로서 정부 인허가 등 관련 승인 진행이 불명확했고 토지보상 업무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확신이 있었고 철저한 준비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사수한 스타레이크시티가 지금은 확실한 매출·이익으로 실적 향상을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뚝심이 빛나는 대목이다.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일단 주택사업이 일단락됐다. 6차에 걸친 분양한 빌라는 모두 완판됐고 아파트도 입주를 마쳤다. 마지막 6차 빌라가 지난달 준공됐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내부 공사를 입주자가 직접 하게 돼 있어 입주까지는 1년여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상업용지의 경우 삼성전자, CJ 등 국내 대기업과 타세코, 토신 등 베트남 현지기업에게 매각했다. 남은 2개 부지는 내년 매각할 예정이지만 최근 사업 수익성이 좋아 자체사업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대우건설 관계자는 귀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체 마스터플랜은 나와 있지만 부지별 설계, 인허가에 몇 년씩 걸리는 데다 사업의 키인 정부종합청사 이전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데에는 시일이 더 걸리겠지만 사업 자체는 2028~2029년께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경제전문가들은 스타레이크시티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준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생활환경을 두루 갖춘 좋은 공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는 것이다. 실제 입주민은 시큐리티와 조경, 주민공동시설 등을 갖춘 한국식 아파트에 만족해했다. 완성도 높은 내부 마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 높았다.
상업시설 개발사업도 하나씩 결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R&D센터 준공에 이어 호텔·오피스 복합개발사업인 B3CC1 프로젝트도 최근 착공했다.
베트남은 대우건설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으로 손꼽힌다. 2017년 현지 법인을 세워 사업지를 발굴하고 있다. 대우건설 VINA법인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우건설의 말하자면 본거지”라며 “2025년 새로운 사업에 첫 삽을 뜨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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