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지지율 올들어 최저치 근접

“김재원 발언 영향으로 풀이”

여권서 洪·李 비판…징계 가능성은 요원

국민의힘 지도부의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최고위원. [연합]
국민의힘 지도부의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최고위원.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출범 직후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연이은 설화(舌禍)다. 주요 이슈에 대한 연쇄 당정협의회를 개최하며 정책여당 면모를 부각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추가 지지율 하락을 부를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태 최고위원은 3·8전당대회 전후로 각각 두 차례씩 실언 논란을 빚었다. 김 최고위원은 전대 직후 강경 우파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수록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는데, 한 차례 사과하고 잠행하던 중 미국에서 열린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고 추켜세운 사실이 알려지며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태 최고위원은 2월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제주 4·3사건을 ‘김일성 일가가 자행한 만행’이라고 표현해 희생자유족회 등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그는 4·3사건 75주기였던 전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기도 전 반복되는 설화에 당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지지율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가 새롭게 탄생이 되고, 컨벤션 효과로 인해 지지율이 올라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 역전 당했다. 대단히 안 좋은 사인으로 보고 있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수도권이나 중도층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대를 기점으로 하락세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3월5주차 주간집계는 전주 대비 하락한 3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통령 지지율은 4주 만에 소폭 반등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조화되는 일반적인 패턴과 달리 서로 엇갈렸다”며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과는 올해 들어 최저치인 3월3주차(37%)와 비슷한 수치이기도 하다. 당시 당 지지율 하락폭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컸는데, 배경으로 김 최고위원의 5·18 관련 발언이 지목됐다.

그럼에도 김·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한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당심 100%로 뽑힌 선출직 최고위원을 징계하면 지지층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태 최고위원의 발언은 우파 역사학자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해 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목소리가 나오면 중도층은 등을 돌리게 된다”면서도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오히려 지지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란스러운 당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장외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의 제명을 촉구해 온 홍 시장은 “지방자치 행정 맡은 사람이 그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부탁한 김기현 대표에게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태영호 의원도, 김재원 최고위원도 실제로 그것(발언) 때문에 당선됐느냐와 별개로 본인들이 그렇게 믿으면 그쪽에 자꾸 손이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