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번역할 사람을 찾는다며 한국인 여성들을 유인해 약물을 먹여 성폭행한 인도계 호주 남성이 성폭행과 불법촬영 등 39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와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시드니 다우닝센터 지방법원에서는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도계 호주인 발레시 당카르의 재판이 진행됐다.
당카르는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20대 한국 여성 5명을 성폭행하고 17차례에 걸친 불법 녹취 및 촬영, 불법 약물을 사용한 성추행과 폭행 6건 등 39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며 호주 내 인도인 커뮤니티의 임원으로 활동한 그는 호주에서 일자리를 찾는 한국인 여성들을 노리고 2017년 "한국어에서 영어로 번역 작업을 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허위 공고를 온라인에 올렸다.
이후 자신의 아파트 근처에 있는 유명 호텔에서 여성들을 인터뷰 한 뒤 '오페라 하우스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피해자들을 속이고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 성범죄에 쓰이는 약물 '로히프놀'을 섞은 아이스크림이나 와인을 먹이고 정신을 잃게한 뒤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범행 과정을 휴대전화와 시계에 감춰둔 소형 카메라로 불법 촬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범행은 2018년 10월 5번째 피해자인 A씨의 신고로 알려졌다. A씨는 당카르의 집에서 시야가 흐려지며 어지러움을 느낀 뒤 지인에게 문자로 도움을 청했다. 지인은 집에서 빠져나오라고 재촉했으나 결국 성폭행을 피할 수 없었다. A씨의 소변과 혈액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한편 경찰은 당카르를 체포한 뒤 그의 노트북에서 한국 여성이 성폭행 당하는 장면이 담긴 몰카 영상 47개를 발견했다. 그는 이 영상들을 여성들의 이름대로 폴더를 만들어 분류해 두고, '약물에 취한 한국인 강간' 등의 제목으로 즐겨찾기 해 두기까지 했다.
이날 재판은 배심원단이 그의 범행 영상 등 증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일부 배심원들은 증거물을 보고 충격을 받아 조기 귀가를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카르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과 가족 재산까지 처분해 유명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판결이 나오자 그는 법정에서 울부짖기도 했다.
그는 최종 선고 전까지 보석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그를 법정 구속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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