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로 가득찬 인도 찬디가르의 한 차도 [로이터]
열기로 가득찬 인도 찬디가르의 한 차도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북반구를 덮친 기록적 폭염이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8월 기온이 7월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경고가 나왔고, 유럽을 강타한 무더위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도 폭염과 폭우가 연달아 닥치며 이상기후의 영향권에 든 가운데, 산업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되며 비상이 걸렸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3개월째로 접어든 미국 남부의 폭염이 8월 들어서도 계속되며 기존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보됐다고 보도했다.

8월의 첫째주인 이번주는 미국 중부와 남부의 평원지대와 미시시피강 하류, 멕시코만 연안 일대에 무더위가 닥칠 전망이다. 특히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일대의 기온이 전보다 더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최고 기온이 46.1도를 넘어갈 것으로 예보됐고, 텍사스주 오스틴과 댈러스도 40.6도 안팎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텍사스주 휴스턴과 샌안토니오 등도 이주 초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열돔 현상으로 비롯된 미국의 이번 폭염은 앞으로 몇주 더 이어지면서, 8월 중순까지 남부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예년 기온을 크게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31일(현지시간) 폭염 속에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가자의 한 난민촌에서 구호품에 기대어 쉬고 있다. [AFP]
31일(현지시간) 폭염 속에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가자의 한 난민촌에서 구호품에 기대어 쉬고 있다. [AFP]

아시아도 극한 기상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신장 등 서북 지역을 중심으로 40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 무더위에 이어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동부 지역을 따라 북상하며 물 폭탄을 쏟아부었다. 수도 베이징과 랴오닝성 북동부 등에서 4명이 숨지고 수십만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제6호 태풍 카눈까지 접근해오면서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CNN은 집중호우 이어 폭염으로 사상자가 잇따르는 한국의 상황도 조명했다. 매체는 정부 발표를 인용해 2주 전 폭우와 산사태로 오송 지하차도 사망자를 포함해 최소 41명이 숨졌고, 올여름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최소 1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건설 현장이나 논밭, 공장 등 야외 노동자들의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 도지시티에 있는 육가공업체 내셔널비프의 도축장에서는 직원들이 극도의 더위와 싸우고 있다. 도축장에서 직원들은 무거운 보호복과 헬멧을 써야하고, 장비 소독에는 섭씨 82도가 넘는 뜨거운 물을 들이부어야 하는데, 내부에는 제대로된 냉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때문에 퇴사자 예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상황이다.

패티를 굽거나 감자를 튀기는 열기로 가득한 패스트푸드점의 사정도 심각하다. 캘리포니아주의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더위로 그만둔 직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스태튼섬 페리에서 촬영된 뉴욕의 스카이라인 [AP]
뉴욕 스태튼섬 페리에서 촬영된 뉴욕의 스카이라인 [AP]

로스앤젤레스의 한 맥도날드 지점에서 20년간 일했다는 리아 로드리게스는 “매장 모든 곳에 에어컨이 있지만 주방의 온도계는 여전히 37.8도를 넘는다”면서 “이전에도 여름엔 더웠지만 이렇게 기절할 정도로 덥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창고 노동자, 농부들 역시 숨막히는 더위와 싸우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한 창고에서 지게차를 모는 세르시 코브는 “더위로 올여름 두차례나 응급실 신세를 졌다”고 말했다.

더위는 이처럼 노동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낮추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무더위에 따른 경제 손실이 2020년 1000억달러에 달했고, 이는 2050년까지 연간 50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펜실베이니아대의 환경·노동경제학자인 R.지성 박 교수는 NYT에 “인간이 온도에 민감하고 열에 노출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더위로 우리는 폭염이 예상보다 더 여러 방식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