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위탁관리로 전환되자 반발
구청에 민원 제기하다 해고…“부당해고” 주장
법원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아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는 대신 위탁관리로 전환한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입주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등 일부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위탁관리 계약 자체를 무효라고 볼 순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한 아파트 경리담당 직원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해고는 무효"라며 낸 소송에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 최종 승소로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당초 경리·경비 담당 직원들을 직접 고용했다. 그러다 2017년 4월,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위탁관리 방식으로 전환했다. 기존 경비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위탁관리 용역업체가 고용을 승계해 계속 근무하게 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했다.
직원 A씨는 이 조치에 반발해 관할 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입주자대표회의는 A씨에게 조직쇄신 등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A씨는 “부당 해고"라며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 등을 찾았지만 기각됐다. 위탁관리로 전환된 이상 해당 사업장이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결국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A씨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오로지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고자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전환한 것”이라며 “입주민 과반수의 동의도 얻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입주자대표회의 측에선 “절차적 하자가 일부 존재하더라도 위탁관리 계약의 효력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1심은 2019년 9월, 입주자대표회의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은 “A씨가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들로 인해 위탁관리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입주자대표회의가 오로지 A씨를 쉽게 해고할 목적으로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전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도 2020년 9월, 부당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해고 처분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상시 근로자수 5인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A씨의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2심) 판단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원심이 근로기준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해고의 실체적 요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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