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주택 · 모듈러 주택…
공동주택만 평면전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조그만 땅뙈기라도 있으면 쪼개고 붙여서 예술을 창조한다.
소형 주택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작은 규모의 대지라도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택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그리는 이들이 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이다. 허름한 주택을 재건축하면 수익을 크게 남기던 시절에는 아파트가 대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단독주택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데다 단기간에 쉽게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다양한 공법이 개발된 것도 인기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한 개 필지에 두 가구가 나란히 들어선 모양의 땅콩주택은 비교적 좁은 필지에 적은 돈으로 건설이 가능하다는 이점으로 몇 해 전부터 도심 외곽에 상당수가 보급돼왔다. 땅콩주택의 인기에 따라 한 개 필지에 3~4가구가 함께 사는 완두콩주택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같은 값이면 개성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겠다는 수요가 계속해 늘어나는 추세로, 땅콩주택 건축 붐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엔 벽, 지붕 등 건물을 구성하는 주요 구조를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이 소형 단독주택의 대표적 유형으로 떠올랐다. 규격화한 골조, 벽체, 문틀 등을 조립해 현장에서 일부 마감공사만 하면 건축이 가능해 공기 단축뿐 아니라 건축비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LH의 분양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4월 LH가 충북혁신도시에서 분양한 단독주택 용지 368필지에 2만여명이 몰려 최고 3122대1의 경이로운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고, 앞서 비슷한 시기 분양된 인천 청라지구나 광주효천2지구 단독주택 용지도 300대1의 경쟁률을 가뿐하게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단독주택 열풍을 돕고 있다. 단독주택 건설에 모듈러 주택 방식 도입이 활성화한 것도 공업화 주택 성능인정 기준을 간소화한 덕분이었다.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의 경우 최고 층수를 4층으로 완화하고, 가구수 제한을 없앤 것도 한몫했다.
백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