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모가 자녀를 일반고에 보내고 싶어하겠어요. 여건만 된다면 당연히 자사고나 특목고에 보내지 않겠어요.”(중3 자녀를 둔 학부모)
공교육의 근간이자 고교생의 다수인 73%가 재학하고 있는 일반고가 그야말로 요즘 위기다. ‘이도 저도 아닌’ 학생이 가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부모는 자녀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시키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자사고나 특목고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 부모만 탓할 수는 없다.
실제 학교정보 공시사이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개된 지난해 6월 전국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일반고와 자사고 학생 간 학업성취도 격차가 고교 입학 이후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은 고교 입학 이후 학업 성취도가 떨어져 입학 전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친 반면 자사고 학생은 입학 당시보다 성취도가 올라 일반고 학생의 성취도를 앞질렀다.
물론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0% 안에 드는 학생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낮아 학업성취도를 올리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재료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러 유형의 고교가 생겼지만 가장 많은 학생이 다니는 것이 일반고다. 일반고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끌어올려야 할 이유는 불문가지다.
이 같은 위기는 정부의 고교 서열화ㆍ다양화 정책도 한몫했다. 정부가 자사고와 특성화고에 지원을 집중하면서 일반고는 외면받았다. 고교 다양화가 일반고 위상의 급강하로 이어진 셈이다. 많은 전문가는 일반고의 추락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되는 수준이라고 경고한다. 정부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고 자율권 확대, 수준별 다양한 수업 허용 등 학력 불균형을 완화하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의 핵심은 공교육 정상화다.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공교육 정상화는 요원하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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