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은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리콘 밸리와 같은 클러스터형 창업 전략이 변하기 시작했다. 창업벤처기업 육성의 핵심 인프라로 거래소가 새롭게 떠오른 것이다.
변화의 포문은 런던증권거래소의 대체투자시장(AIM)이 열었다. 지난 1995년에 문을 연 이 시장은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현재 AIM의 대장주는 직구족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온라인 의류판매기업 ‘아소스(ASOS)’다. 이 회사는 한국 고객을 위한 한글사이트도 운영하며 한국까지 무료 직배송 시스템을 갖췄다. 창업 이듬해, 이 회사는 AIM 상장으로 4억원을 조달한 후, 이제까지 여기서 총 5조원을 조달했다. 현재 4000명을 고용한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한 이 회사는 850여개의 패션 브랜드 상품을 전 세계 23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영업 실적이 불충분한 신생기업이 은행이나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서 AIM은 실적에 의한 엄격한 상장심사 대신에 금융회사, 법무·회계법인 등 지정자문인이 우수기업을 발굴·상장하고 관리하는 제도를 고안했다. 투자자에 대한 신뢰성을 중시하는 정규 거래소 시장과 차별하기 위해 이를 ‘신시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실패의 위험도 큰 만큼 투자는 전문투자자로 한정했다.
AIM은 하루에도 새로운 기업이 상장되고 퇴출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지금까지 3000여 기업이 상장됐지만 현재 1000여 기업만이 남아있다. 퇴출기업의 상당수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졸업이다. 기업의 가치가 시장가격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인수·합병의 큰 장이 열린 것이다. 이로써 자금의 모집-투자-회수로 이어지는 창업 기업의 자금순환 구도가 완비된 것이다.
여기에 AIM은 대상기업의 문호를 업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개방했다. 이에 따라 첨단 IT기업뿐 아니라 축구팀 셀틱,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루치오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또 상장기업의 20%는 외국기업이다. 영국이 창업기업의 글로벌 메카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독일거래소, 유렉스, 토론토거래소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인도, 중국 등의 창업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신시장을 개설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도 중국 심천거래소에 창업판(ChiNext)을 만들어 창업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거래소는 창업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 최근 거래소들은 자금 중개에 머물지 않고 인큐베이팅에도 나서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빅 스타트업’이라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유로넥스트는 자회사로 엔터넥스트사를 만들어 상장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상장예비 기업에게는 회계, 재무, 법률 컨설팅 등의 창업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창업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 미국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창출 ‘잡스법’의 내용은 창업벤처기업의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였으며, 영국 정부는 신시장 육성을 위해 자본이득세 감면과 상속세 우대 등 획기적인 세제지원책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2013년 신시장인 ‘코넥스’를 개장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를 창업 생태계의 핵심인프라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greg@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