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1위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공화당 경선 규칙이 트럼프에게 이득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미니 슈퍼 화요일’(15일)부터 적용되는 승자독식제 역시 트럼프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상당히 복잡한 대의원 배분방식을 갖고 있다. 모든 예비선거에서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 대의원을 배분하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득표비례와 승자독식제도를 혼용하고 있다. 전체 대의원 2472명 가운데 완전 승자독식제로 배분되는 대의원이 391명, 부분적인 승자독식제(1위에게 대의원 일정 비율을 분배하고, 나머지는 득표율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로 할당되는 대의원이 1323명에 달한다.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주에서 1위를 한번이라도 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현재까지 치러진 24개 경선 중 15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이에 따라 가장 이득을 많이 봤다. 트럼프는 전체 득표율은 34.4%에 불과하지만, 대의원은 43.3%를 확보했다. 반면 6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경우 전체 득표율은 28.6%로 트럼프에 비해 6%포인트 뒤질 뿐이지만, 대의원은 33.9%만을 확보했다. 1위를 거의 해보지 못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손해는 더 크다. 그의 득표율은 21.2%지만 확보한 대의원은 고작 16.9%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완전 승자독식제는 적용되지도 않았다. 공화당은 올해 대선부터 경선 규칙을 바꿔 3월15일부터 완전 승자독식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2년 대선까지는 4월 이후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했지만 앞당긴 것이다. 이유는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완전 승자독식제를 빨리 실시함으로써 최종 지명 후보가 빨리 선출돼, 본선을 위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완전 승자독식제가 과거 대선보다 빨리 적용되는 것이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세몰이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이를 저지하려는 공화당 주류는 지리멸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대항마로 크루즈 의원, 루비오 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3명이 경합을 벌이면서, 단일화 시점은 점점 늦춰지고 있다. 공화당 주류로서는 단일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데, 완전 승자독식 경선이 너무 빨리 다가와 버린 것이다.

공화당 주류는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이 열리는 지역이자, 완전 승자독식제로 많은 대의원이 배분되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2개 주에서 트럼프를 저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플로리다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지역구이고, 오하이오는 존 케이식 주지사의 지역구인 만큼 각자 자기 지역구의 대의원을 싹쓸이한다면, 트럼프가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대의원 과반)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을 어느 정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9일(현지시간) 공개된 CNN-ORC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두 지역 모두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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