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저금리 지속 현실화해야”소비자단체 “일방적 인상 안돼”
은행 “저금리 지속 현실화해야” 소비자단체 “일방적 인상 안돼”
베일에 싸인 은행 수수료의 원가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들은 원가에 못 미치는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소비자들은 그 근거가 되는 원가를 밝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은행 수수료의 도미노 인상 우려가 불거지자 은행들은 “수수료가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어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 비(非)이자수익인 수수료를 올리는 편이 낫다. 때문에 비용의 ‘현실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수수료 인상을 위한 바람잡기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은 최근 3년새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신학용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구 하나ㆍ구 외환ㆍSCㆍ씨티 등 주요 7대은행의 출금ㆍ송금 수수료 수입은 2012년 2229억원에서 2013년 2107억원으로 줄었다가 2014년 2165억원으로 1년 간 2.7%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각종 수수료가 오르고 기존의 면제 혜택이 축소된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단체들은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인상 움직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들이 원가 미만으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 개념이 모호하다”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은행의 수수료 원가는 비밀에 부쳐있다. 원가 산정과 그에 따른 수수료 부과 방식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꺼리고 있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원가 산정방식을 표준화하거나 공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별로 수신ㆍ여신 비중이 다르고 인건비와 물건비를 달리 잡을 수밖에 없어 획일적 원가 산정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은행 수수료의 원가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는 금감원이 2005년 용역을 받아 내놓은 ‘은행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이 전부다.
이에 따르면 자동화기기 인출 및 계좌이체 원가는 1598원이었으나 수수료는 600∼1800원이었다. 수표 발행에 드는 원가는 3780원이었지만 수수료는 장당 50∼100원이었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계좌이체의 경우 원가(507원)가 수수료(500∼600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 인상 그 자체보다는 부담의 주체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서비스 대가를 고객 전체와 서비스 사용자 중 누가 부담하는지를 봐야 한다”면서 “은행 기여도가 낮은 노인이나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이 수수료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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