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축제인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수상이 세계 흥행에도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거둔 작품으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이 꼽혔다.
칸영화제 수상은 유럽에서의 흥행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미국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역효과’를 냈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경쟁부문을 회피하고 오히려 비경쟁 부문을 선호하고 있다.
제 64회 칸국제영화제가 13일 개막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미국 영화업계지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황금종려상 수상과 흥행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황금종려상을 안은 ‘화씨 9/11’은 전세계적으로 2억2250만달러(2414억원)의 입장료수입을 거둬들여 역대 수상작 중 흥행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2002년 수상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로 전세계 흥행수입이 1억2000만달러였다. 가장 저조한 작품으로는 지난해 수상작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태국영화 ‘엉클 분미’로 100만달러를 넘지 못했다.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2000년), 난니 모레티의 ‘아들의 방’(2001년),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년), 로랑 캉테의 ‘클래스’(2009년) 등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1500만~40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선전했으나 이중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에 불과했다. 미국 영화제작자협회(MPA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규모는 전세계의 33%를 차지했다.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는 황금종려상이 주어지는 경쟁부문보다 비경쟁 부문을 선호하며, 칸영화제를 유럽시장 흥행을 위한 프로모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올해엔 ‘캐리비안의 해적4: 낯선 조류 속으로’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12일엔 앤절리나 졸리와 잭 블랙 등 스타들이 팬들을 몰고 다니며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의 홍보전을 펼쳤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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