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 좀비’(스몸비ㆍsmart phone zombie)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차량 접근 여부도 잘 살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의 부주의까지 겹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도로교통공단ㆍ한국교통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보행자의 횡단 속도는 초당 1.31m로 그렇지 않은 보행자의 속도(초당 1.38m)보다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횡단보도 8개 지점에서 찍은 영상을 판독해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주의가 분산된 보행자와 그렇지 않은 비주의분산 보행자 213명을 비교한 결과다.
신호가 녹색으로 전환된 후 횡단을 시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한 값도 주의분산 보행자(2.65초)가 비주의분산 보행자(2.18초)보다 길었다. 횡단 시작이 늦은 데다가 속도마저 느리면 도로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진다.
아울러 스마트기기를 쓰는 보행자는 횡단을 시작할 때 좌측의 차량 접근 여부를 잘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의분산 보행자의 좌측 확인 비율은 37.1%로 비주의분산 보행자(57.7%)보다 20%포인트 낮았다. 횡단 도중 중앙선을 넘어설 때 우측에서 오는 차량을 의식하는 비율도 비주의분산 보행자는 50.6%였지만 주의분산 보행자는 35.3%에 그쳤다.
이 같은 위험성에도 10명 중 3명은 보행 중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등교ㆍ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서울 지역 4개 중ㆍ고등학교와 4개 대학가 주변,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ㆍ강남 일대 보행로 등 총 10개 지점에서 영상을 촬영한 결과, 보행자 8352명 중 2545명(30.5%)이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는 경우가 1592명(6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 손에 스마트폰 들고 화면 응시(10%),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거나 핸즈프리로 통화(9.6%), 문자메시지 전송과 같이 양손으로 스마트폰 조작(9.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폭 30m의 넓은 도로를 횡단할 경우 1.2초 이상 더 걸린다는 것은 도로 교통 상황을 고려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며 “이번 연구는 보행 중 스마트기기 사용이 주의를 분산시키고 교통안전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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