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함께 받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 오는 27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일부 지역 시범사업을 넘어,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평생 살아온 곳에서 돌봄을 받는 체계가 전면 도입되는 것이다. 개인과 가족이 떠맡아온 돌봄이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늦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기존에는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일일이 의료·요양·복지 서비스를 찾아다니며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했다. 정보가 부족한 고령층일수록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서비스가 끊기거나 중복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적절한 돌봄을 제때 받지 못헤 상태가 악화되면 병원이나 시설로 이동하는 경우가 반복됐다. 앞으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한 번만 신청하면, 개인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필요한 서비스를 묶어 제공받게 된다. 퇴원 환자는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곧바로 연계돼 방문 진료와 간호, 재활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방문 진료와 치매 관리, 가사 지원 등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작해, 2030년까지 방문 재활과 영양 관리, 병원 동행 등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변화는 적지 않을 것이다. 퇴원 환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방문 진료와 간호, 재활과 생활 지원을 이어받고, 상태 변화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받게 된다. 가족은 간병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병원은 꼭 필요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삶의 존엄을 지키고, 불필요한 입원과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우려도 큰 만큼 이미 시범사업을 진행한 지역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보완이 필요하다. 퇴원 환자의 경우 방문 진료와 간호가 핵심인데, 이를 감당할 인력과 재정이 충분한지 의문이다. 지자체마다 역량 차이가 크고, 특히 농어촌 지역은 기본적인 의료 인프라조차 부족해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연계가 실제로 작동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병원과 지자체 간 협력이 형식에 그칠 경우, 퇴원 이후 돌봄 공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재정 문제도 가볍지 않다. 올해 통합돌봄 관련 예산은 늘었지만, 지자체가 실제 사업에 쓸 수 있는 재원은 제한적으로 전국 시군구로 나누면 수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고령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고, 홀몸노인과 치매 환자도 크게 증가했다.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현실은 낯설지 않다. 통합 돌봄이 제 역할을 하려면 각자의 사정을 반영해 돌봄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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