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선에 성공했다. 118석이 걸린 서울시의회 선거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81명(68.6%)과 37명(31.4%) 당선됐다. 서울 구청장 25곳 중 민주당은 17곳(68%), 국민의힘은 8곳(32%)에서 당선자를 냈다. 투표 결과가 드러내는 서울 시민의 뜻은 뚜렷하다. 오 후보를 시장으로 선택해 중앙정부 및 여당의 독주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보냈고, 서울시의 입법과 구(區) 행정의 다수 권한은 민주당에 맡김으로써 국민의힘 소속 시장의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도록 했다. 곧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시장과 시의회·구청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라 하겠다.
서울 시민은 오세훈 후보를 무려 다섯번째 시장으로 뽑았다. 시민의 신뢰를 그만큼 오랜 기간 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게다가 국민의힘 출신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사건을 거치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지 1년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지켰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2위 후보와의 격차는 1%포인트 정도에 불과하고, 전체적으로는 오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가 오 후보에 표를 던진 유권자보다 조금 더 많았다. 오 후보가 시민 모두의 시장이 되기 위해선 절반의 비(非)지지자까지 포용하고 대표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오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 시민이 나타낸 민심을 정확히 헤아려야 한다. 국정과 입법 독주에 대한 경계다. 오 후보 역시 서울시의회와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7대3에 가까운 승리를 했다는 사실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시정의 일방 통행 우려에 대한 견제 메시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 시의회, 구청이 종으로 횡으로 협력해 해결하고 달성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부동산과 주택공급 정책이다. 재개발·재건축과 규제완화, 투기 억제와 공공 공급 확대, 도심 고밀 개발 등을 두고 여야는 오랫동안 다른 처방을 내놨지만, 어느 하나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부동산과 주택공급 정책은 이념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시민 안전과 교통 문제 또한 정쟁 대상이 돼선 안된다. 이태원 참사와 최근의 서소문고가붕괴사고, GTX-A 삼성역 구간 공사 철근 누락 사건 등은 중앙-광역-기초행정의 3층 협력 구조가 무너지면 국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과 일자리, 복지로부터 ‘도시개발과 유산 보존의 균형’ 문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각급 행정 단위를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오로지 차기 권력을 위한 정쟁과 갈등이 아닌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과 사회 통합을 목표로 한 여야 협치의 서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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