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마침내 출구를 찾았다. 양국은 15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합의 타결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글에서 “이란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도 TV 인터뷰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영구적이고 즉각적인 종전이 선언됐다”고 말했다. 협상을 중재해 온 파키스탄도 양측의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합의 서명이 이뤄지자마자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경제에도 단비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우선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과 기업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율 하락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 회복도 국내 자본시장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종전 MOU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핵 프로그램 해체 및 핵물질 폐기에 동의하면, 그 이행 성과에 맞춰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외동결자산과 제재 해제 등의 보상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제제 해제 진행에 따라 전쟁 후 재건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기회도 열린다.
그러나 낙관에 취해 있어선 안된다. 선제적인 대응과 대비가 무엇보다 긴요하다. 우선 종전 진행 상황과 유가 동향을 면밀히 살펴 최고가격제를 비롯한 에너지 정책을 비상계획에서 평시 체제로 연착륙시켜야 한다. 유가 급락이나 저유가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나 정유·석유화학업계 영향 등 리스크에도 방어전략을 세워야 한다. 중장기적으론 원유 수급 및 수출입 항로의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할 전략 재편도 추진해야 한다. 이란·레바논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외교, 금융 지원 플랜도 가동해야 한다.
미국의 대북 전략 및 북핵 정책 변동성은 우리 안보의 최대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합의 발표 전날인 13일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의 모습인데, 8주년을 기념하고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는 게시물일 수도 있지만, 이란과 종전 이후 북한 핵문제를 본격 다루겠다는 신호나 대북관계에 나서겠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미국이 이란 식 비핵화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지 여부도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우리 정부로선 공고한 한미 동맹 기조를 확인하고 대미 소통 및 협의를 강화하며 향후 북한 비핵화의 선제적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미-이란 전쟁의 완전한 종식은 물론, 종전 이후까지 일말의 방심도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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