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R&D 행정제도 개선, ‘도전성’ 중심평가 전환

- 연구 중 목표 바꾸는 ‘무빙타겟’ 내년 전면 도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개발 모습.[헤럴드DB]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개발 모습.[헤럴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도전적인 연구 과정에서 탁월한 데이터와 지식을 창출했다면 우수과제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맞춰 연구 도중 목표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는 ‘무빙타겟(Moving Target)’ 제도도 전면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통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연구현장에서 접수한 349건의 의견을 토대로 마련됐다. 지난 26일 제8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쳤다.

정부는 ▷도전적 연구 촉진을 위한 과제평가 패러다임 전환 ▷연구비 집행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 ▷연구행정 효율화 및 국제공동연구 관리 체계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

정부는 목표 달성 위주의 보수적 연구에서 벗어나 도전적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결과 중심 등급제·점수제 평가 방식을 폐지한 데 이어 오는 10월까지 새로운 과제평가 체계를 마련한다.

새 평가체계에서는 학문적·기술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성과를 낸 과제뿐 아니라 혁신적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더라도 시행착오 과정에서 가치 있는 데이터와 지식을 확보한 ‘우수도전 과제’도 우수과제로 선정한다. 이들 과제에는 후속 연구 연계와 정부포상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반면 법령 위반이나 협약 의무 미이행, 연구부정 등 연구 수행 과정이 불성실한 과제는 ‘부적절 과제’로 분류한다. 연구비 환수와 국가R&D 참여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적용한다. 단순한 연구 실패와 연구부정을 명확하게 구분해 연구자의 과감한 도전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환경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연구 도중 목표를 바꾸는 ‘무빙타겟’ 제도를 내년 전면 도입한다. 이를 위해 연구목표 변경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목표 변경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중심으로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범부처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2026년 국가 R&D 행정제도 개선안.[과기정통부 제공]
2026년 국가 R&D 행정제도 개선안.[과기정통부 제공]

연구비 집행 자율성과 책임성도 강화된다. 현재 ‘단계 종료일 2개월 전까지’ 완료하도록 한 연구시설·장비 도입 시기 제한을 ‘전체 과제 종료일 일정 기간 이전’으로 완화한다. 단계 종료 후 후속 단계 착수가 늦어질 경우 직접비 잔액을 자동 이월해 단계평가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도 필수 인건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수당에는 개인별 상한이 새로 생긴다. 현재 전체 인건비의 20%인 총액 상한과 연구수당 총액의 70%인 1인 배분 상한에 더해 ‘과제별 본인 인건비 계상액의 100% 이내’라는 기준을 추가한다.

연구비 정산과 행정 부담도 줄인다. 부처와 회계법인별로 달랐던 정산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범부처 표준 정산 가이드와 연구비 인정·불인정 사례집을 마련한다. 1차 연도 또는 최종 연도 협약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연차보고서를 다음 연도 보고서 등에 통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국제공동연구 부실을 막기위한 관리도 강화된다. 해외기관에 송금한 연구비의 사용실적 관리·점검을 강화하고 해외기관과 협약을 체결할 때 국내 연구기관의 지식재산권(IP)과 연구성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전주기 지원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9월부터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과 규정 개정에 착수해 개선된 제도를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대한민국 R&D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과감하고 도전적인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자율적 연구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불필요한 관행을 혁파하고 신뢰와 책임에 기반한 혁신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