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서 V10 BV-낸드 개발 비화 소개
FMS 2026서 ‘3D&낸드 이노베이션상’ 수상
비트밀도 58% 향상…전력은 25% 절감
HARC 식각·웨이퍼 본딩 혁신으로 돌파구
AI 데이터센터 고용량·고성능 스토리지 수요 대응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초 미국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서 선보인 V10(10세대) BV(본딩 버티컬)-낸드 개발 비화를 소개했다. V10 BV-낸드는 400단 이상의 초고적층 구조를 구현한 최신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다.
전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BV-낸드에 최적화된 차세대 칩 아키텍처를 통해 이 같은 도전을 완수했다는 설명이다.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고종횡비(HARC) 식각과 웨이퍼 본딩 공정을 하나로 통합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다.
AI(인공지능) 추론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용량 낸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LLM(대규모언어모델)이 사용자와 대화하며 얻은 데이터인 KV캐시(Key-Value Cache)를 보관하면서 저장공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V10 BV-낸드는 지속 증가할 스토리지 수요를 고성능·저전력으로 제공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고집적·고성능·저전력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V10 낸드 개발에 돌입했다. AI 시스템에서 생성하고 처리하는 데이터가 급증하며서 더 큰 용량과 높은 I/O(입출력) 대역폭이 요구됐다.
김병희 PL은 “V10은 기획 단계부터 단순히 더 많은 단수를 쌓거나 용량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며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PC, 모바일, 엣지 AI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확대되는 AI 워크로드에 대응할 수 있는 낸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고 밝혔다.
V10은 3D 본딩 기술을 적용한 V낸드 구조를 기반으로 400단 이상을 쌓았다. 이를 통해 전 세대 대비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 수)를 58% 이상 높였다. 4.8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의 I/O 속도로 이전 세대 대비 33% 이상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면서 전력은 25% 이상 절감했다.
다만 그만큼 기술 난도도 높았다. 개발진은 이를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평했다.
박상수 PL은 “극한의 칩 사이즈 감소를 위해 하판 구동 회로를 상판 셀 사이즈에 완벽히 맞추는 ‘풀 캡핑(Full Capping)’ 설계를 달성했다”며 “동시에 연구소와 협력해 공정 역량을 극대화함으로써 트랜지스터 사이즈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식각 공정과 웨이퍼 본딩 혁신으로 기술 장벽을 넘어섰다. 셀 적층 수가 높아질 수록 적층 박막에 압력이 세지면서 웨이퍼 휘어짐 문제가 발생한다. 8대 공정 엔지니어가 아이디어를 모아 신공정을 도입하고 설비 한계를 극복했다.
정다운 PL은 “V낸드 핵심 기술인 HARC 머지(Merge)와 웨이퍼 본딩은 기존 독립적으로 개발하던 모듈 공정을 하나로 합쳐 제작하고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웨이퍼를 하나로 합치는 신기술”이라며 “주변의 업무까지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부서 간 많은 대화와 협업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V10에 적용된 3-스택(Stack) 기반 HARC 머지 기술은 V낸드 셀을 3개 층으로 나누어 제작한 뒤 수직으로 연결하는 첨단 적층 기술이다. 단수가 높아질 수록 데이터 저장 셀을 관통하는 채널 홀을 얼마나 깊이 뚫는지가 중요하다. HARC 식각 공정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이유다.
셀과 페리(주변회로)를 서로 다른 웨이퍼에서 독립 제작한 뒤 붙이는 웨이퍼 본딩 역시 페리 소자의 성능을 극대화해 고성능·저전력을 구현하는 데 기여했다.
V10은 이달 초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 2026에서 기술 혁신 성과를 인정 받아 ‘3D&낸드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V10이 AI 데이터센터 고용량·고성능 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지연 TL은 “AI가 발전하면서 처리하고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은 앞으로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V10의 기술 혁신이 AI 인프라에서 요구되는 용량, 성능, 전력효율을 함께 향상시켜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jeong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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