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의 보안 위협 또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까지 등장하면서 이제 보안은 디지털 혁신의 전제조건이 됐다.
최근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첨단 보안기술만큼이나 계정과 접근권한, 인증정보 등 기본적인 보안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무리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작은 관리 소홀이나 한 번의 실수가 전체 시스템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미토스 등 AI가 공격자의 능력을 높이는 시대에 우리의 방어 역시 제도와 기술, 사람의 역량을 함께 높여야 한다.
병무행정도 예외가 아니다.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 입영, 복무, 전역에 이르기까지 병역의무 이행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하고 방대한 병역자료를 관리한다. 이러한 자료는 국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핵심 행정 자산이다. 따라서 병역자료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정보시스템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병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이는 병무청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 중의 하나로, 이를 위한 병무청의 정보보호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기본적인 보안수칙을 제도화해 관리하는 것이다. 중요한 병역자료는 필요한 사람만 필요한 범위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세분화하고 접근 및 이용 이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업무 변경시 관련 권한이 자동으로 회수되고 있다. 또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서비스와 접근경로를 최소화하고 있다.
둘째, 365일 24시간 보안관제 기술을 통해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네트워크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상시 분석하고, 평소와 다른 접속이나 비정상적인 행위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확인·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이 발전할수록 진화하는 공격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실제 사이버 공격을 가정한 위기대응훈련과 백업·복구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사람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복구되는지, 백업자료의 무결성이 확보되는지, 위기 발생 시 기관 간 대응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평소 점검하고 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 오지만 대응 역량은 반복적인 훈련으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보안의 마지막 방어선은 사람이다. 아무리 정교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업무현장에서 사람의 작은 실수는 새로운 공격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업무처리시 의심스런 메일을 한번 더 확인하고 중요자료를 규정에 따라 처리하며,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는 습관은 강력한 방어선이 된다. 정보보호는 특정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라 병무청 모든 직원이 함께 지켜야 할 기본 책무인 것이다.
디지털 혁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보안의 깊이는 더욱 깊어져야 한다. 보안은 AI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거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안전벨트를 단단히 채우는 것이다.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의 정보를 맡길 수 있는 병무청, 어떠한 사이버 위협 속에서도 소중한 병역자료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병무행정,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국민의 신뢰에 답하는 길이며, 공정하고 안전한 병무행정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약속이다.
홍소영 병무청장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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