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리티코 “대변인 해임 재촉한 인터뷰 ‘교체설’ 비서실장이 주선”

대변인 선임과정서 ‘비서실장 패싱’ 의혹…권력암투 일환 해석 나와

선임 닷새 만에 백악관 대변인에서 물러난 케이티 재커라이어. [EPA]
선임 닷새 만에 백악관 대변인에서 물러난 케이티 재커라이어. [EPA]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변호사 자격 사칭 논란 등으로 닷새 만에 사임, ‘역대 최단명 백악관 대변인’이 된 케이티 재커라이어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사실상 배후호서 덫을 놓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와일스 실장이 해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 방송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해당 보도는 전했다. 재커라이어가 백악관 내부 권력싸움에 휘말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와일스 실장이 재커라이어의 폭스뉴스 출연을 주선하는 데 관여했다.

재커라이어는 신임 백악관 대변인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사흘 뒤인 15일 밤 케이티 재커라이어는 폭스뉴스에 출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진행자 션 해니티의 프로그램이었다. 해니티는 방송에서 두 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재커라이어가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지고도 변호사로 행세하고 다닌 사실과 첫 브리핑에서 혹평이 쏟아진 상황에 대해서였다.

재커라이어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법률 전문가에게 상의했더니 변호사라 해도 된다는 답을 들었다는 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 재커라이어는 다음날인 16일 아침에도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나 또다시 매끄러운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고는 같은 날 오후 해임됐다. 선임된 지 닷새 만이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소식통 2명을 인용, 해니티와 인터뷰를 주선한 인물은 다름 아닌 와일스 실장과 대니엘 앨버레즈 백악관 공보담당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 존재감이 큰 해니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을 극복할 기회를 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상 재커라이어의 몰락을 위한 계략이었다는 분석이다.

재커라이어의 백악관 대변인 낙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었다. 와일스 실장과 거의 상의를 하지 않아 백악관 내에서 ‘와일스 패싱’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 교체를 고려하고 있는 이야기가 나온 상황에서 와일스 실장의 위상 약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라는 지적도 나다.

한 소식통은 폴리티코에 재커라이어의 출연은 ‘의도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살아나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 해니티와의 인터뷰에 밀어 넣은 와일스 실장의 계책이 먹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 모든 건 그저 추측에 불과하고 창의적이지도 못한 소설”이라며 “재커라이어는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았고 새로운 역할로 전환함에 따라 앞으로도 대통령을 계속 지원할 것이다. 그녀는 훌륭한 동료이자 뛰어난 인재”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도 성명을 내고 해당 인터뷰는 해니티가 직접 결정한 것이라며 “와일스 실장과 알바레즈는 섭외와 아무련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