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들 아침 일찍부터 이동 예전의 긴장감 없이 밝은표정 렴대옥은 시종일관 미소 눈길

1일 남쪽으로 내려와 강릉선수촌에 둥지를 튼 북한선수단 본진 32명이 2일 남한의 첫 아침을 맞았다. 밤에 도착했으니, 2일엔 반나절 이상 생활지침을 공유하고 주변 탐색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일찌감치 훈련장으로 향하는 차량을 예약했다.

이번 북한 선수단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에서 열린 여러 국제스포츠대회때 왔던 선배들의 방남 첫날과는 사뭇 달랐다. 과거 남한으로 온 북한 선수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어색한 행보를 보였지만, 1일 양양공항과 강릉선수촌에 차례로 도착한 북한 선수단은 미소를 보이기도 하고 차창밖으로 손을 흔들기도 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생소하기만한 남쪽에서 ‘적응 시간’을 가질 것도 없이 훈련장으로 향하는 모습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관련기사 4면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이 2일 오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이 2일 오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도착하면서 특유의 밝은 표정을 보여 벌써 우리 국민들 사이에 ‘미소천사’라는 별명을 얻은 렴대옥-김주식 등 북한 피겨 선수들은 오전 8시가 조금 넘는 시간 강릉 선수촌을 떠나 훈련장인 강릉 빙상장으로 향했다.

강릉 빙상장에는 각국 대표팀의 피겨 훈련이, 영동대에서는 쇼트트랙 훈련이 진행됐다. 최근 국제대회 페어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상승세를 보인 렴대옥-김주식 조는 첫 적응 훈련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렴-김 조는 강릉빙상장에서 다양한 기량을 선보이며 자유롭게 연기를 펼쳤다.

북한 쇼트트랙 선수들은 영동대 훈련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일본 보도진들이 북한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 영동대 앞에 도열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탐색전 없이 곧바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에서 북한 선수들의 ‘신세대’ 성향을 엿볼수 있다.

지난달 25일 선발대로 진천선수촌에 합류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15명은 4일 인천에서 열리는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평가전 이후 곧장 강릉 선수촌으로 향한다.

앞서 선수 10명 임원 22명 등 북한 선수단 32명은 1일 저녁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공동훈련에 참가했던 우리측 스키 선수단과 함께 원산 갈마비행장을 떠나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에 양양공항에 들어왔다.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했던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타고 있었기에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던 기내 분위기였다고 한다.

‘평창올림픽 북한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강원도 주민들이 “우리는 하나다” 등 구호를 외치자 북한 선수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선수들도 많았다.

남한 땅을 처음 밟은 렴대옥(19)은 시종 미소를 띄었다. 환영 현수막을 준비한 몇몇 시민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렴대옥은 작년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 전지훈련에서 한국 피겨 페어 김규은-감강찬 조와 우정을 나누며 마음의 장벽이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렴-김 조는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은 방남 소감을 묻는 말에 “남녘의 겨레들에 우리 북녘 동포들의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렴대옥은 강원도 강릉 선수촌에 도착한 뒤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일이 답했다. 소감을 묻자 “경기 전에는 말은 안 합네다”라며 미소를 지어보였고, 날씨를 묻자 “춥습네다”라고 말했다.

함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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