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쇼ㆍ힐 ‘연속 부상’으로 깃든 행운 놓치지 않아 -“개막전 부담無…박찬호 선배와 비교 신경 안썼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ㆍ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박찬호에 이어 18년 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두 번째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 내며 1실점 했다. 13타자를 연속 범타로 요리하는 등 빼어난 투구를 선사한 류현진은 안타를 4개 밖에 안 맞았다. 다만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6회초 베테랑 타자 애덤 존스에게 허용한 좌월 솔로홈런이 아쉬웠다. 팀이 7-1로 넉넉하게 앞선 6회 말, 승리 요건을 안고 타석에서 교체된 류현진은 12-5, 다저스의 대승으로 경기가 끝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박찬호에 이어 18년만에 ‘코리안 빅리거 선발승’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2001년 4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1-0)를 안았다. 류현진 개인으로도 KBO리그에서 뛴 2009년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5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이래 10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그는 KBO리그에서 개막전에 5번 선발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5.81을 남겼다.

애초 류현진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개막전 선발로 거론되지 않았다. 류현진을 두고 미국 언론은 ‘플랜 D’라고 했다. 미국 야후스포츠가 매긴 개막전 선발투수 랭킹에서도 류현진은 19위라는 야박한 평가를 받았다. 현지 전문가들도 류현진을 3선발 또는 4선발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클레이턴 커쇼(왼쪽 어깨), 리치 힐(왼쪽 무릎)이 부상으로 낙마한 덕분에 개막전 선발의 영예를 인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붙여 준 찬사인 ‘빅 게임 투수

’답게 압도적인 내용으로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와의 대결에서 판정승했다.

류현진은 82개를 던져 59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시속은 153㎞를 찍었고, 컷 패스트볼(커터), 커브, 체인지업의 위력이 돋보였다. 시범경기에서 5번 등판해 1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면서 볼넷을 한 개도 주지 않은 류현진은 개막전에서도 깔끔하게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

류현진은 첫 타자로 상대한 베테랑 외야수 애덤 존스에게 몸쪽에 시속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초구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존스와 8구 접전에서 류현진은 몸쪽에 크게 휘어 들어가는 슬라이더성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낚았다. 2번 타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류현진은 윌메르 플로레스와 다비드 페랄타를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회를 마쳤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스코어를 7-0으로 벌린 5회초 투아웃 후 7번 타자 닉 아메드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할 때까지 13타자를 연속 범타로 요리했다. 그는 5회 초 실점 위기에서 존 라이언 머피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불을 껐다. 류현진은 6회 초 1사 후 존스에게 초구 커브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이날 류현진이 필살기로 던진 커브를 노련한 존스가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류현진은 곧이어 에스코바르에게 좌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두 타자를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추가로 점수를 주진 않았다. 반면 내셔널리그 정상급 투수인 그레인키는 3⅔이닝 동안 홈런 4개 포함, 안타 7개를 맞고 7실점 해 고개를 떨궜다.

다저스는 역대 메이저리그 개막전 최다인 홈런 8방을 터뜨리며 류현진을 화끈하게 지원했다. 한 경기 홈런 8개는 2002년 5월 24일 밀워키를 상대로 다저스가 세운 한 경기최다 홈런과 타이다. 다저스는 7회 터진 맥스 먼시의 6번째 홈런으로 구단 개막전 최다 홈런 신기록도 썼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개막전 선발은)전혀 부담 없었다. (박찬호 선배와 비교되는 것은)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며 웃었다. 또 “지난 두 해는 첫 등판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좋았다. 어떤 차이가 있나”는 질문에 “아무래도 몸 상태인 것 같다. 캠프 기간 준비한대로 됐고, 준비된 상황에서 나와서 자신감있게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며 “오늘 우리 팀으로 운도 좀 따라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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