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인정되려면 軍 통수권자의 책임 물어야

ICC 재판 받을 수 있지만 한계 커…푸틴 참석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다. [타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다. [타스]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전범’이라 부른 가운데, 누가 어떻게 푸틴 대통령으로 전범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쟁범죄자는 무력충돌법으로도 알려진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국제인도법에 따르면 민간인과 부상당한 군인, 전쟁 포로를 포함해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화학 무기의 사용 또한 금지된다.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불필요한 무력을 이용하거나 인질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것 모두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조직적인 공격’을 반인도적 전쟁범죄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살인, 강제 이송, 고문, 성범죄 등이 포함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전범으로 인정되려면 군 통수권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통수권자로서 반인도적인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명령하거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푸틴 대통령의 전쟁범죄를 수사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ICC를 통한 것이다.

앞서 지난 2일 영국을 포함한 39개국은 러시아가 민간인을 표적 삼아 공격했다는 이유로 ICC에 제소했고, ICC는 이와 관련된 증거 수집을 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방법은 유엔이 푸틴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미국과 같은 국가와 기관이 푸틴의 전범 재판을 위해 국제군사재판을 실시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였던 1945년 미국, 영국, 소련이 독일 나치 전범에 대한 국제군사재판인 ‘뉘른베르크 군사법정 전쟁범죄자 재판’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마지막으로, 국가별로 전쟁 범죄를 기소하기 위한 자체 법률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개별 국가가 푸틴을 조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독일은 푸틴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고, 미국 법무부에는 국제 대량학살과 고문, 소년병 징집, 여성 할례 등의 행위를 기소하기 위한 부서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러시아와 미국이 ICC 비회원국이기 때문에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유엔과 관련 국가 컨소시엄이 선택한 국가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전범 재판을 받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법원에 넘겨져야 하는데, 전문가와 외신은그가 집권해 있는 동안에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선언하게 되면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