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여인의 초상’ 판지 밑 발견

X레이에 비친 남성 그림 확인

1883년 이후 36번째 자화상

복원작업 거쳐 내년 공개될듯

빈센트 반 고흐의 초창기 자화상(왼쪽 모니터 속 이미지)이 기존 작품(오른쪽)의 뒷면에서 발견됐다. [EPA]
빈센트 반 고흐의 초창기 자화상(왼쪽 모니터 속 이미지)이 기존 작품(오른쪽)의 뒷면에서 발견됐다. [EPA]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초창기 자화상이 137년 만에 기존 작품의 뒷면에서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반 고흐의 1885년 작 ‘농부 여인의 초상’ 뒷면에서 반 고흐의 자화상이 확인됐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빈센트 반 고흐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이 작품에서 판지 밑에 감춰진 자화상의 존재를 X-레이로 확인했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에 따르면 반 고흐는 자신의 자화상 위에 판지를 접착한 뒤 뒷면에 농부 여인의 상반신을 그린 것으로 추측된다. 네덜란드의 반고흐미술관 역시 X-레이에 비친 남성의 그림이 반 고흐의 자화상이라고 확인했다.

고흐는 1883년 본격적으로 그림에 정진한 이후 1890년 사망할 때까지 모두 35장의 자화상을 남겼다. 초기 자화상 발견 이후 진행된 추가 연구에 따르면 이번 자화상은 네덜란드 반고흐미술관에 전시된 5개의 유사 작품과 관련된 ‘실험적 자화상’ 중 하나다.

고흐는 1883년 12월부터 1885년 11월까지 그의 초기 걸작인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1885)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농민 연구에 착수했다. 당시 그는 폴 고갱, 조르주 쇠라 등에게 영감을 받아 붓놀림을 실험하고, 돈을 절약하기 위해 자신을 모델로 삼아 캔버스를 재사용하며 다채롭고 표현력 있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프랜시스 파울 수석 큐레이터는 가디언을 통해 “고흐가 자화상을 제작하기 시작한 이 시기는 자신의 독특한 붓놀림을 실험하기 시작, 성숙한 스타일로 발전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반 고흐의 자화상 중 상당수는 그가 프랑스 파리에 체류했던 1886년부터 1888년 사이에 제작됐으나, 이번에 발견된 자화상은 현존하는 자화상 중에서도 초창기 작품에 해당한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에서 새로운 자화상이 확인되며, 현재 반 고흐의 자화상은 36장이 됐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향후 자화상 위의 판지를 제거하고 작품을 복원할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당장 판지를 뜯어내고 싶지만, 접착제 층은 매우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며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당장 착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반 고흐 자화상의 공개 시기를 2023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