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對中 전략 수립 관련 문서 초안에 포함

중국 투자 세부 현황 등 공개…사업 위험 대비 스트레스 테스트

화학·자동차 관련 기업 다수 대상에 오를 듯

(왼쪽부터)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왼쪽부터)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독일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 현황 등 중국 의존도를 공개토록하는 새로운 규칙을 논의 중이다. 향후 독일이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졌을 때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파장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대한 새로운 전략 수립과 관련 문서 초안에 중국 투자 규모가 큰 기업들이 투자 세부 사항 등을 공개하고, 중국 사업과 관련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새 전략이 시행된다면 최근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늘리고 있는 자동차와 화학 분야의 기업들이 다수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실제 세계 최대 화학사인 바스프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AG 등은 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 수백억달러의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나온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논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부문 등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독일 산업들이 크게 침체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서방이 제재를 가하자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을 틀어막았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 등 유럽 경제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속수무책으로 휘청였다. 독일은 최대 천연가스 수입업체인 우니퍼를 국유화하며 겨울 에너지 수요 대응에 나섰다.

WSJ은 “러시아의 움직임은 러시아 연료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전력 회사 중 일부를 파산시킬 위험이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에너지 수입에 국한돼있는 반면, 중국은 독일과 더 복잡하고 깊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기업의 중국 의존도를 공개토록하는 정부의 계획이 기업의 대중 투자 축소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기 보다, 어느 기업이 잠재적인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파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접근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독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기업과 산업이 직면할 수 있고 나아가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