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카이스트·서울대병원 연구팀

부피·소음·착용성 단점 일거 해소

무게 0.6㎏로 구현한 보행 보조로봇 ‘ASSIST’를 착용한 모습과 총 무게 1.9㎏ 휴대형 공압백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무게 0.6㎏로 구현한 보행 보조로봇 ‘ASSIST’를 착용한 모습과 총 무게 1.9㎏ 휴대형 공압백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부피와 소음이 크고 착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일거에 해결한 신개념 보행 보조로봇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카이스트(KAIST),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부피와 무게, 소음을 줄여 외부에서 드러나지 않게 옷 안에 착용할 수 있는 보행 보조로봇 ‘ASSIST(Air transmitted Secure, Self-regulating Impairment Supporting Tool)’를 개발했다.

질병관리청이 발행한 ‘건강·질병 정보’에 따르면 국내 85세 이상 고령인구 10명 중 4명이 보행 장애를 겪는다. 고령자가 아니더라도 질병, 사고, 근력소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보행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연간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뇌졸중의 경우 71%는 치료 후에도 보행에 불편을 겪는다는 조사도 있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보행을 도울 수 있는 보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로봇기술과 결합한 착용형 보행 보조로봇 출시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기존 보행 보조로봇은 부피와 소음이 크고 착용성이 떨어져 기피 요인이 돼 왔다.

ASSIST는 공압백팩에서 만들어진 고압의 공기를 튜브를 거쳐 로봇에 전달함으로써 사용자의 보행 특성에 맞춰 걸을 수 있도록 기계적 힘을 공급하는 보행 보조 로봇이다.

부품 설계를 최적화하고, 초경량 소재로 제작해 신발 안에 신고 발목과 정강이에 고정한 후 옷으로 덮으면 외부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공압백팩은 어깨에 메는 구조다.

KAIST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 연구팀은 보행 보조에 필요한 힘을 공급하는 공압백팩과 지면반력을 활용해 사용자의 보행을 돕는 지면반력센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초기 성능 검증을 위한 시제품을 제작했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연 교수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의 대표적 보행 장애인 족하수(Foot drop)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평가를 진행했다.

ASSIST는 하버드대가 출시한 총 무게 3.8㎏의 보행 보조로봇 엑소 슈트보다 가볍다. 케이블 구동기를 쓰지 않는 공압 방식 특유의 유연성으로 인해 안정성이 높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안범모 박사 연구팀은 공압펌프, 제어기, 배터리로 구성된 공압백팩의 전체 무게를 1.9㎏로 줄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휴대성을 높였다.

또 보조로봇의 발목과 정강이 고정부에 탈·부착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가 조력자의 도움 없이도 편리하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카본섬유 소재로 발판을 만들고, 기구부 최적설계를 통해 보조로봇 무게를 0.6㎏으로 경량화 함으로써 신발 안에 끼워 신어도 일반 등산화를 신은 것 정도의 부담 없는 무게를 구현해 냈다.

이를 통해 서울대병원 임상평가에서 ASSIST 착용 후 보행 시 최대 30도까지 발목 관절을 들어줄 수 있고, 좌우 걸음 비대칭 각도가 최대 5도 미만으로 교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안범모 박사는 “각종 부가장치와 부피 문제로 사용자의 부담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 옷 안에 착용할 수 있는 보조로봇을 개발하게 됐다”며 “대형 공압 컴프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소형 공압백팩 개발, 카본섬유 소재를 활용한 경량화 기술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고성능 모터 구동기를 활용한 보행 보조로봇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