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의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 공모 추진에 지역 주민들 반발
먹튀·학교규모 축소·부실시공 우려 때문… ‘학교 우선 선정 방식’ 주장
개발사업자, 학교 인근 상업용지 소유… 분양가 상한제 해제 노려
C국제학교, 타 지자체서 설립자격 미달로 퇴짜 경험 있어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도시에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국제학교 설립 협약을 강행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관련기사 12일자 ‘IFEZ 내 국제학교 설립 추진 현행법 위반 파장 예상’ 보도〉 영종국제도시에서도 국제학교 설립을 기회로 삼아 개발이익을 노리는 업자들이 판을 치는 등 특정 업체를 위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어 IFEZ 내 국제학교 설립 추진은 온갖 불법과 비리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학교 주변 땅 1300억에 매입한 시행사 개발계획에 편승 ‘의혹’
인천경제청은 최근 IFEZ 송도, 청라, 영종 하늘도시에 국제학교를 임의선정으로 결정하면서 영종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 국제학교 설립 유치만 유일하게 개발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국제도시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에 위치한 인천시 중구 운북동 1280-4~6 일대 9만6096㎡ 부지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학교 주변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A국제학교개발원㈜은 2021년 10월 국제학교 설립 부지 인근에 상업용지(인천시 중구 운복동 1278-1, 1278-2) 2만7000평을 약 1300억원에 사들였다. 시공을 맡기로 한 B건설사도 이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국제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A국제학교개발원㈜은 지난 2021년 초부터 인천경제청이 골든테라시티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시작하자, 그 해 학교 인근 상업용지를 구입한 것이다. 현재 이 상업용지는 지난 4월부터 공매중이다.
A국제학교개발원㈜ 기업 정보에는 ‘외국교육기관 및 부동산 개발’을 하는 기업이라면서 ‘국내에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운영하는 모회사와 연계해 공동주택부지나 주상복합부지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시행사’라고 명시 돼 있다.
또한 ‘현재 1차 시행부지는 인천시 영종도 미단시티(현재 골든테라시티)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2차 및 3차 시행부지도 같은 지역에 계획되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종 부동산개발사업 관계자는 “시행사(A국제학교개발원㈜)의 사업 계획과 인천경제청의 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계획이 맞아 떨어지는걸 보면, 인천경제청이 개발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의도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짜맞추기 식’으로 공모를 추진하려는게 아닌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경제청이 골든테라시티만 유일하게 개발사업자 공모를 통해 선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최근 송도2부지, 청라, 영종 하늘도시에 공모 없이 학교를 유치해 가고 있는 것처럼 골든테라시티에도 개발업자를 배제하고 국제학교를 선정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학교에 관심 없고, 학교주변 개발이익만 노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변에 모 개발업체가 국제학교 공모에 선정되면, 학교 주변 토지가격 상승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안 되는 점을 노리고 있어 국제학교 설립보다 학교 주변 개발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며 “유독 골든테라시티만 국제학교 유치 방식을 공모형식을 빌어서 개발업자를 선정하려 하고 있어 이는 ‘대장동 게이트’ 판박이와 같이 ‘국제학교 게이트’로 사고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 이유로는 인천경제청이 정부(경자위)에 개발업자 소유 토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해제를 건의해서 승인을 받아줘야 하기 때문에 개발사업자와 인천경제청 간 유착 고리 없이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 분양가 상한제 적용배제 및 체육시설 연계 단독주택 공급특례 적용기준’ 제2조 및 ‘주택법’ 제57조 2항 2호에 따르면 국제학교와 컨소시엄을 이룬 외투법인(시행사)가 외국인(교직원) 임대주택을 10% 이상 보급하는 등 외국인 정주여건 개선에 기여할 경우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상정해 인정을 받으면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법적으로 설립될 수 없는 국제학교와 업무를 개진해 왔다는 것인가
이와 함께 문제가 되는 중요한 부분은 C국제학교가 영종에 법적으로 들어설 수 없는 학교란 점이다. C국제학교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포항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다가 현행법상 설립자격에 문제가 돼 수년간 행정력만 낭비하고 무산된 바 있는 영국계 학교이다.
현행법 상 IFEZ에는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본교)’만이 분교를 설립 신청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권에서 영국학교명을 사용해 국제학교 설립 라이센스를 양도 받은 외국 영리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에서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없다.
그러나 C국제학교는 홍콩 영리기업(중국명 : 查特豪斯公學(亞洲) 有限公司)이 운영하는 학교로서, 영국 본교로부터 50년간 아시아권 학교 설립 권한을 독점으로 확보했다. 따라서 영국 본교가 아닌 홍콩 영리기업이 영종에 분교(C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없다.
더욱이 의아한 점은 C국제학교로 인해 타 지자체가 피해를 당한 사례가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청은 그들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퇴출하기는커녕 업무를 개진해 왔다는 것이다.
영종에 C국제학교가 들어서면 폐해가 심각하다. 영국 본교와는 전혀 무관한 홍콩 영리기업이 설립한 학교가 되서 학교가 부실하게 운영되더라도 본교에 시정요구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학생들은 본교에 마음대로 전학도 못 가고 본교 동문도 될 수 없다. 홍콩 영리기업이 설립·소유·운영하는 일명 ‘C 코리아 국제학교’로 졸업하게 되는 것이다.
영국학교와 홍콩기업 간 라이센스 계약기간이 끝나면 학교명이 유지될지, 바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영리를 추구하는 홍콩 기업이 국제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한다면 교비 빼돌리기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소지도 있다.
실례로, 서울에 있는 영국 D칼리지는 홍콩 영리기업이 설립한 외국인학교인데 2016년 검찰수사 결과, 75억원을 홍콩으로 빼돌린 혐의로 외국인 이사들은 해외로 도피해 수배됐고 한국인 이사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영종 주민은 명문학교 선정이 우선… 경체청은 개발업자에게 수익부지 제공이 우선
인천경제청은 골든테라시티에 시행사·건설사·국제학교로 구성된 개발사업자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한 공모 방식으로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곧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기존 국제학교 부지 3필지(2만9000여평) 중 1필지를 나누어 수익부지로 정했다. 학교 부지는 2필지(약 2만평)로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영종 주민들은 “이 공모 방식은 말도 안 된다”며 인천경제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임의선정 방식으로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있는 송도, 청라 등과는 다르게 영종 골든테라시티만 유일하게 공모(개발사업자 컨소시엄)로 결정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제학교 부지마저 나누어 개발업자에게 수익부지로 용도를 변경해 준다는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개발업자가 개발이익이 적게 남았다고 주장하면, 학교규모를 줄이거나 부족한 재원을 인천시가 보전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학교 우선 선정방식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2일 영종 골든테라시티 국제학교 설립·운영법인 공모 사전설명회를 통해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으로 공모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사전설명회 행사장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인천경제청이 강조하는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을 예견이라도 한 듯이 한 참석자는 “중국, 홍콩기업들이 해외 학교들 상표 라이센스를 사서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영리목적으로 국제학교를 설립하고 있다”며 “인천경제청도 이러한 학교가 못 들어오게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시행사 덕분에 나라가 이만큼 발전해 왔다”면서 개발업자에게 이익을 만들어주고 학교를 건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명문 국제학교를 선정하는 공모는 실종되고 개발사업자들의 수익을 창출하는 공모로 바뀔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인천경제청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은 “최근에 다시 개발부지와 학교부지를 각각 분리해서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제청 내부에서도 개발업자 우선 선정방식은 리스크가 크고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는데도 굳이 개발업자 공모 방식을 고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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