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애플이 아이폰6에서 화면을 키운데 이어 새롭게 발표된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펜까지 내놓았다. 아이패드를 PC 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전용 키보드도 공개했다.
‘팀 쿡의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규정했던 금기를 잇따라 깨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추구했던 제품의 디자인과 사용환경을 거스르며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가장 큰 화제 중의 하나는 12.9인치로 커진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공개된 ‘애플 펜슬’이었다. 99달러로 별도 구매품인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 프로의 스크린에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타일러스 펜이다. 애플의 마케팅 담당 수석 필 실러가 무대에 올라 아이패드 프로를 위한 스타일러스 펜을 ‘애플 펜슬’이라고 부르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는 펜은 스티브 잡스가 생전 가장 꺼리던 것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7년 첫 아이폰을 발표하는 무대에서 “누가 스타일러스펜을 원할까? 펜을 쓰고 놔두고 결국은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웩, 아무도 펜을 원하지 않는다, 터치할 수 있는 세상의 가장 좋은 도구는 누구나 갖고 태어난다, 손가락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8년 후 스티브 잡스가 ‘웩’이라고 조롱했던 스타일러스가 애플의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노트북PC처럼 활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PC 서피스를 염두에 둔 듯, 아이패드 프로와 연결해 쓰는 키보드까지 내놓았다. 단 하나의 기기와 손가락만으로 제품의 사용 환경을 단순화시키고자 했던 스티브 잡스의 뜻을 뒤집은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은 애플 CEO 팀 쿡은 지난 아이폰6에서 ‘터부’를 깼다. 스티브 잡스는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을 고집했지만, 팀 쿡은 패블릿 인기의 추세를 따라 화면을 키운 4.7인치와 5.5인치의 아이폰을 만들어 대성공시켰다.
미국 ABC뉴스는 애플 행사 직후 ‘애플 펜슬’에 쏟아진 관심과 인터넷의 반응을 모아 보도했다. 연필 위에 실제 사과를 끼운 사진이나 유아용 학습 키보드 및 펜을 ‘애플 펜슬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하는 등 장난 섞인 네티즌들의 게시물을 예로 들었다.
장난스러운 반응이 잇따랐지만 애플의 행사 이후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호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애플 펜슬은 특수 센서가 탑재돼 사용자의 힘은 물론 위치와 기울기 등을 자동으로 감지,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을 애플은 강조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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