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김우영 기자]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한 달여만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북한은 2일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위성 발사’ 계획을 각각 통보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발사는 어떤 경우에도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최근 핵실험에 이은 추가 도발로 간주된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는 200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시작으로 2013년 채택된 2094호까지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결의안에는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안보리가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규정한 ‘트리거 조항’(trigger clause)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실제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수위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청와대는 북한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과 관련해, 3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안보리 제재 결의가 논의되는 시점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발사계획을 즉각 철회하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도 2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 통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무책임한 도발적 행동”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 국제사회가 북한의 불안정한 행위에 대해 진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동향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등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장거리 로켓(미사일)의 궤적을 탐지하는 해군 이지스함을 1척에서 2척으로 늘린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온도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실제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중국 측의 태도 때문으로 북핵 문제 이후 ‘한미일 대 중국’, 더 나아가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구도가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 예고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불거진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가 더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기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 전후가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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