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순매수 상위 10개중 9곳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주총 임박 주가부양책 잇단 요구 헤지펀드 “2배 배당”무리한 요구 주주친화 명분 자사주 매입 압박도
“돈 벌어 자사주 매입은 왜 안하냐” “배당액 너무 적다. 중간 배당하라”
올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주가부양책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주 권익 보호라는 긍정적인 측면 못지 않게, 일부에서는 무리한 요구로 관련 업체를 곤혹 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주주들의 주된 요구는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인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이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펴는 것이 시장 흐름으로 굳어지자 유사한 요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수익성이 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가 올려라!”…목소리 높이는 주주들= 대내외 악재로 주가가 크게 폭락한 상장업체에는 주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실제 올들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가 마이너스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주가 하락으로 개미들이 피눈물을 흘린 셈이다. 그러다보디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특히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쥬얼리브랜드 ‘제이에스티나’로 유명한 로만손의 주주들은 최근 회사 측에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주주제안을 하고 나섰다. 로만손 주주모임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 회사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제고를 놓고 주주들과 갈등을 벌인 성창기업지주는 주주들이 요구해 온 액면분할, 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특히 다음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가가 크게 폭락한 상장사들은 주주들의 거센 항의로 긴장하고 있다. A업체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가하락에 항의하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주주들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장사들도 주주친화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동안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회사는 모두 133개사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0년 하나투어 등 108개 회사만이 자기주식 취득 관련 공시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배당 확대도 상장사 전반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결산 배당을 확정 발표한 상장사 278곳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넘는 곳이 전체의 절반 수준인 138곳에 이른다.
▶“배당 2배로 늘려라”…헤지펀드의 무리한 공세=한편에서는 헤지펀드의 무리한 요구가 도마위에 올랐다. 헤지펀드가 주주친화 정책을 명분으로 무리한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며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은 최근 GS홈쇼핑에 배당금을 예정액(5200원)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유통 주식의 10%를 자사주로 매입한 뒤 소각해달라는 주주제안 내용증명을 보냈다.
지금도 GS홈쇼핑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 30~40%로 동종 업계 경쟁사들의 3~4배 수준인데, 이를 다시 두 배로 늘리라는 요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GS홈쇼핑의 배당금 수준은 동종 업계보다 높은 수준”이라면서 “대내외적인 경영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 배당금 확대는 무리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기치로 삼성물산 경영참여를 선포한 뒤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투자기업에 대해 기업 및 자산 매각 종용, 무리한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경우도 다반사다. 무엇보다 이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상실하게 만들어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단기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일부 헤지펀드의 무리한 요구는 기업가치 제고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박영훈ㆍ홍석희 기자/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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