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토니상’ 박천휴 작가 인터뷰
“韓관객 지지·응원 덕분 뉴욕공연 가능
올해 한국서 10주년 기념 공연도 개최”

“꿈꿔왔던 일보다 훨씬 큰 일을 이뤘습니다. 진심을 다해 만들었어요.”
한국인 최초로 공연예술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토니상에서 극본상과 음악상(작사·작곡) 등 주요 부문을 휩쓴 박천휴(사진) 작가는 투자사 NHN링크를 통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 작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명 해피엔딩’으로 음악상과 극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국인이 토니상에서 주요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작가는 “한국에서 첫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을 한 것이 10년 전이다. (올해) 10주년이 됐는데 한국 관객 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 애런슨 작곡가는 “우리 ‘반딧불이(fireflies·‘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팬덤을 일컫는 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의 성취에 대해 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의 비결은 모르겠다”면서도 “여러 명이 진심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 그것 하나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윌휴 콤비’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 등의 영어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일단 ‘일 테노레’의 재연을 빨리 올릴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 너무 그립다”며 “저희가 쓴 ‘일 테노레’와 ‘고스트 베이커리’도 더 잘 다듬고 영어권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일단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 작가는 앞서 토니상 시상식 무대에 오르며 벅찬 마음을 전하며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에선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팟(용광로)’과도 같다”고 소개했다.
또 수상 직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큰일”이라며 “우리를 이렇게까지 완전히 받아들여 준 (브로드웨이) 극장 커뮤니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했 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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