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신인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정말 없어요. ‘난장’은 새로운 뮤지션을 발굴해 그들의 성장을 끌어내는 무대예요. 이제 막 시작하는 밴드에겐 꿈의 무대죠.”
이제는 대국민 BGM이 된 ‘별빛이 내린다’를 발굴한 건 현재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이 곡은 이미 4년 전 ‘문화 콘서트 난장’의 오프닝 곡으로 삽입돼 프로그램의 포문을 열었다. 프로그램의 김민호 PD는 농담처럼 “‘별빛이 내린다’가 대국민 BGM이 된 건 우리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당시는 ‘별빛이 내린다’를 부른 안녕바다의 나무가 프로그램의 MC를 맡을 때였다.
음악방송이 하나둘 사라지는 때에 ‘난장’은 지난 10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주고 있다. 안녕바다의 나무는 이 프로그램의 5대 MC였다.
나무는 “최근의 음악시장은 너무나 위축돼 있어 창구는 많아졌는데 결과물로 이어지는게 별로 없어 답답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라며 “‘난장’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고 신인밴드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낸다”고 말했다.
‘난장’은 한 팀의 뮤지션이 6~7곡의 무대를 꾸미며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관객과 만난다. 신인이든 유명밴드이든 그들의 인지도와 무관하게 무대에선 이들이 주인공이자 연출자이다. 뮤지션을 위해 최상의 사운드와 영상을 준비하는 ‘난장’ 제작진의 노력은 출연자들에게도 통한다. 이들의 무대는 TV뿐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업로도돼 “출연밴드에겐 무대 영상이 큰 자산이 된다”(나무)고 한다.
안녕바다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무대를 꾸몄고, 그게 인연이 돼 2012년부터 보컬 나무가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했다. 지금은 ‘난장’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첫 걸음인 난장사운드페스티벌에 나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 프로그램 자체가 PD님의 신념으로 끌고 가는 프로그램이에요. 독특하고 신선하다기 보다 오리지널리티(고유성)가 강하죠. 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일 거예요. 범람하는 음악 페스티벌 속에서도 특유의 빛을 잃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오랜 시간 힘들게 프로그램을 지켜왔기에, ‘난장’을 향한 애정으로 나무는 “커다란 페스티벌을 하면 금전적인 타격을 입어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한다. 하지만 나무 역시 김민호 PD와 함께 이 프로그램이 많은 뮤지션들을 위한 음악무대, ‘먹자판’을 벌이는 가벼운 축제가 아닌 진지한 음악 페스티벌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기투합했다.
“사실 페스티벌은 늘고 신인 발굴 프로젝트도 늘어난게 사실이에요. 근데 음악을 하는 밴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없어요. ‘난장’이 고마운 건 뮤지션들의 입장에서, 장르와 상관없이 모든 음악을 소화한다는 거죠. 이번 페스티벌은 ‘난장’이라는 프로그램의 신뢰가 담긴 지난 10년의 결정체가 아닐까 싶어요.”
9월 첫 주 주말 시작될 페스티벌은 ‘난장’이 지켜온 “뮤지션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가치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브로큰발렌타인의 보컬 고(故) 반의 트리뷰트 무대를 더해 많은 뮤지션을 세웠다. “훌륭한 아티스틑 잃었으니 아무 생각없이 놀고 먹는 페스티벌이 아닌 진중한 페스티벌”을 만들어보자 김민호 PD의 의지가 반영됐다.
나무는 난장사운드페스티벌은 1회로 첫 발을 디뎠지만, “페스티벌보다 중요한 것은 ‘난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난장’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프로그램을 끌어가고 있어요. 관객들이 녹화현장을 찾아와야 프로그램이 이어질 수 있어요.”
지리적 접근성이 난관으로 꼽히기 한다. 나무 역시 “찾아올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매주 화요일 녹화에 광주까지 오기가 쉽지 않아 지역 주민들 위주로 찾고 있다”며 “페스티벌 역시 광주까지 어떻게 사람들을 모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티켓 가격과 탄탄한 라인업이 그 해법이다.
지난 시간을 함께 한 뮤지션이자 프로그램을 이끈 MC였던 나무는 첫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며 ‘난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몇 번이고 비쳤다. “‘난장’은 좋은 뮤지션을 끊임없이 발굴해 알리는 좋은 다리 역할을 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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