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0년 간 인천시 제1금고 운영… 지방세 전자납부 체계 장기간 경험 강점 내세워
하나은행, 제1금고 전산시스템 운영 능력 검증 시험대 올라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연간 약 17조원 규모의 인천광역시 시금고(제1, 2금고) 선정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제1금고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쟁의 승부처는 인천시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방세와 각종 세입금을 실제로 처리하는 ‘전자시스템’의 안정성과 검증 여부가 시금고 선정의 핵심 평가 대상이어서 이에 대한 운영 능력 검증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천시의 돈을 보관하는 금융 업무가 아니라, 시민이 납부하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각종 부담금 등이 전자고지와 가상계좌, 금융결제망을 거쳐 인천시 세입회계로 연결되는 거대한 공공 전산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1금고(약 15조원) 경쟁에서 핵심 중 하나는 인천시의 지방세와 세입금 전산망을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20년 간 시금고를 운영해 온 신한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인천시 시금고를 장기간 운영하면서 지방세 전자납부와 세입금 수납 시스템을 실제 업무 현장에서 축적해 왔다는 점이다.
인천시의 E-TAX를 비롯한 지방세 전자고지·납부 체계는 시민과 인천시, 금융기관의 수납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단순한 자금 보관기관이 아니라 가상계좌 운영과 수납결과 전송, 전자납부 처리 등 세입 행정의 핵심 금융 인프라 역할을 맡는다.
신한은행은 장기간 인천시 금고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시스템과 연계된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방세 제도와 전자납부 방식이 변화할 때마다 시스템을 개선하고 최근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 과정에서도 새로운 행정기관과 세입 체계 변화에 대응해 왔다.
20년이라는 기간 자체가 경쟁력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각종 시스템 오류와 제도 변화, 데이터 이전과 행정체제 변화에 대응해 온 경험은 단순한 시스템 제안서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검증된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월 중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본사 이전하는 하나은행 역시 자체적인 금융 전산 인프라와 시스템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문제는 인천시금고 운영 실전 경험이 없는 하나은행의 일반적인 금융 전산능력과 인천시 지방세·세입금 시스템을 실제로 연계·운영할 능력에 대한 검증이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기업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 고지·수납·세입회계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특히 인천시 제1금고가 변경될 경우 기존 수납체계와 가상계좌, 수납자료 전송, 세입회계 연계 시스템 등을 새로운 금융기관 체계로 전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지방세 납부에 단 한 차례라도 장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단순한 은행의 전산 문제가 아니라 행정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인천시 내부 조직에서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인천지역에서는 하나은행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의 지방세·세입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온 것은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인천시 서해구와 검단구의 금고 업무에서 신한은행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이에 대한 사용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하나은행이 인천시 전체 제1금고를 맡을 경우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지방세와 세입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또는 전환 과정에서 어떤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지, 실제 장애 발생 시 복구 체계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배제할 수 없는 사항이다.
은행의 경쟁력은 단순히 ‘우리도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실제 공공 세입 시스템을 어디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방식으로 운영했는지 실전에서의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인천시 심사위원회가 확인해야 할 부분도 명확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인천시 E-TAX와 지방세·세입금 수납 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연계할 것인지 ▷기존 시스템에서 새로운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지방세 납부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한 이중·병행 운영 계획은 마련돼 있는지 ▷시스템 장애 발생 시 복구 시간과 책임 주체는 명확한지 ▷무엇보다 하나은행이 제시하는 시스템은 이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제 운영돼 검증된 것인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부분들이다.
반대로 신한은행 역시 단순히 ‘20년간 시금고를 운영했다’는 경력만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성, 장애 발생 기록, 시스템 고도화 실적 등을 객관적으로 제시해 장기간 운영의 성과를 증명할 필요도 있다.
지역사회 기여와 금리, 협력사업비도 중요하지만, 인천시민의 세금을 처리하는 전산망의 안정성보다 앞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7~2030년까지 4년간 운영될 이번 제1금고 선정에서 심사위원회가 은행의 화려한 제안보다 실제 운영 기록과 시스템의 검증 가능성을 얼마나 엄격하게 따져볼지가 결국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1금고 선정에서 전산시스템 평가는 결코 부차적인 항목이 아니라, 사실상 시금고 경쟁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일각에서의 시각이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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