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월 2회 정례회동…당엔 “주도권 가져야”
총리엔 정책조정 활성화 제안
여소야대 돌파구·총선 전 정비…당 내 기대감
“끌려다니는 모양새 안 돼”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이후 연일 당의 정책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당정관계에서 정책 주도권을 쥐겠다고 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출범한 첫 여당 지도부로 국정과제를 집중 지원하는 한편 하반기 ‘총선 모드’에 돌입하기 전 당의 정책 역량을 키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당 내 평가는 긍정적인데, 일각에서는 “자칫 입지가 외려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김 대표는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월 2회’ 정례회동을 갖기로 했다. 총리와 당 지도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협의회와 별개로 가동된다.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당 대표와 마주 앉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첫 회동은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례 회동은 13일 윤 대통령과 새 지도부의 만찬에서 김 대표가 제안하고, 윤 대통령이 화답하며 성사됐다. 당정관계에서 정책 주도권을 갖겠다는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임기 둘째날인 10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며 “야당이 아니고 여당이다. 당이 정책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오는 19일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일 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예정으로,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부처 차관 또는 실·국장급이 참여하는 당정 간 정책조정협의회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당의 정책 역량 강화가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뚫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의석 수를 방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정책 어젠다 및 여론 선점을 무기로 쓰겠다는 셈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번번이 민주당 의석에 막히면서 패배주의적 분위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총선을 준비하기 전 당 정책위 역량을 키우는 ‘1석2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총선을 앞두고 별도의 공약기획 조직이 꾸려지지만, 당의 정책 중추를 담당해 온 정책위의 역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제4정책조정위원장, 정책위 부의장을 거쳐 2013~2014년 박근혜 정부 초대 정책위 의장을 지냈다. 정책위 의장 시절에는 여론 반발이 거셌던 세법 개정안을 놓고 정부와 물밑 협상 끝에 완화된 수정안을 마련, 야당을 설득한 점이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당시 정책위에 있던 국민의힘 관계자는 “울산 대표 정치인이란 이력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정책통”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 역시 전당대회 기간 주변에 “만약 당대표가 된다면 정책위를 키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다만 김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균형을 잃을 시 오히려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되면 전당대회의 윤심 후보 논란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이 정책에서 만큼은 당의 손을 들어줄 만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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