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GBF 특별강연
“자유롭게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 필요”
[헤럴드경제=전현건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를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로 확대해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장기 단절을 해소하고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사실상의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정 장관은 14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 글로벌비즈포럼(GBF) 특별강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4자 대화로 이끌어내고 이를 평화체제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 전략 목표”라고 말했다.
우선 정 장관은 장기간 이어진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평화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정전체제를 평화의 ‘가건물’에 비유하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일터에 나가고 가족과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화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북미 대화를 계기로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평화체제 논의의 의제로는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과 북미 관계 개선,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중단, 경제협력 등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통일에 대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실상의 통일”이라며 법률적·정치적 통일은 미래 세대에 맡기고 우선 자유로운 왕래를 추진하자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좀 왔다 갔다 하자. 그게 사실상의 통일”이라며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 복원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한중 수교 이후 교류가 확대된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남북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왕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산가족 문제도 교류 복원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고령화하는 이산가족의 고통을 언급하면서 자유로운 왕래가 인도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 의지도 드러냈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을 다시 열겠다는 뜻이 통일부 장관직을 다시 맡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보다 여건이 어려워져 재개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평화체제 전환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군사적 긴장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자원이 결합하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헤럴드 GBF 10기 3주차 프로그램은 ‘불확실성의 시대, 미래를 읽는 힘’을 주제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경제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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