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청문회 앞서 후퇴

암호화자산 확산에 ‘찬물’

IMF·G7 등도 규제 논의

[헤럴드경제=윤호 기자]페이스북이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암호화자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암호화자산 선호요인으로 지목됐던 무역전쟁 완화에 ‘믿었던 호재’ 리브라 출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자산의 조정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암호화자산 계획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캘리브라(페이스북 암호화자산 자회사) 대표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제출한 자료에서 “페이스북은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적정한 승인을 받을 때까지 리브라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국가가 리브라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하자, 내년 리브라 발행계획을 공개한 지 한달만에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자산은 돈이 아니다. 리브라는 신뢰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리브라는 돈세탁업자나 테러리스트 자금 관리인에 의해 잘못 이용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안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의회는 앞서 리브라 도입이 가져올 파급력을 제대로 따져볼 때까지 이 계획을 중단할 것을 페이스북에 요청했으며, 이번주 상하원이 연이어 청문회를 열고 리브라를 둘러싼 각종 우려에 대해 따질 예정이다.

리브라에 대한 경계는 미국 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영국·독일·미국·일본 등 주요7개국(G7) 재무장관들은 17~18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암호화자산을 둘러싼 규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리브라 관련 소식에 대표적인 암호화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요동치고 있다. 리브라 출시계획 발표를 전후해 급등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발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이날 리브라 출시 무기한 연기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시세를 반영한 코인마켓캡과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각각 12~13%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전날 이미 1만달러선을 내줬으며 빗썸에서도 1000만원 사수가 위태로운 상태다.

전문가들은 암호화자산 선호를 높였던 무역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데 이어, 암호화자산 시장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던 리브라 호재가 소멸하면서 당분간 조정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위험자산의 상징인 비트코인이 아이러니하게도 주목받았다”며 “당분간 비트코인 동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지만, 투자대상보다는 일종의 시장심리·유동성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